최근 역대급 산불이 영남권을 강타한 가운데, ‘기후변화’로 인해 국내 산불 위험 기간이 산업화 이전보다 연간 최대 120일 늘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경북 지역의 산불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김형준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팀과 함께 산업화 이전과 현재(2000∼2014년)의 '산불 위험지수'(FWI)를 비교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1일 밝혔다.
산불 위험지수는 기온, 습도, 바람 등 3가지 요소를 중심으로 산출하는데, 지수가 20 이상이면 산불 발생 위험이 매우 높다고 본다. 연구에 따르면 산불 위험 지수가 20을 넘는 날이 산업화 이전과 비교했을 때 연간 최대 120일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경북 지역은 최대 151일로, 산업화 이전보다 137일 증가했다. 경북도에 따르면 이번 괴물 산불로 경북 지역에서만 총 26명의 사망자를 포함해 5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산불영향 구역은 경북에서만 축구장 약 6만3245개 크기에 달했다.
대형 산불이 발생할 수 있는 3·4월과 10·11월에는 전국 산불 위험지수가 평균 10% 이상 올라갔다. 특히 충청, 전라, 경북 등에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졌다. 산불 위험시기 역시 3∼5주가량 빨라진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를 수행한 김형준 교수는 "인간 활동에 의한 기후변화가 전반적으로 산불 위험 강도를 키우는 한편, 산불 시작일을 앞당기고 종료일을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심혜영 그린피스 기상·기후 선임연구원은 "기후변화로 인한 고온 건조 기후로 산불이 대형화하고 있다"며 "단기적이고 파편적인 조치가 아닌,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구조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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