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의 허리둘레가 11㎝ 증가하면 위암, 대장암, 간암 등 비만 관련 암 발병 확률이 25%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지방이 복부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허리둘레가 암 위험을 예측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
25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스웨덴 룬드대학교 연구진이 14년 동안 평균 연령 51.4세의 33만9190명의 데이터를 분석해 BMI, 허리둘레와 비만 관련 암 발병 간의 연관성을 살펴본 결과, 남성의 경우 허리둘레가 체질량지수(BMI)보다 비만 관련 암 발병의 더 강력한 예측 지표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허리둘레가 11㎝ 증가한 남성은 암 발병 위험이 25% 높아졌으며, 같은 조건에서 BMI 증가가 암 위험을 높이는 비율(19%)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남성의 경우 BMI보다 허리둘레 측정이 암 위험을 예측하는 데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여성의 경우 BMI와 허리둘레 증가 모두 암 위험을 12%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BMI는 체내 지방 분포를 반영하지 못하지만, 허리둘레는 장기 주변 내장지방을 측정하는 데 더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내장에 지방을 저장할 가능성이 더 높은 한편, 여성은 일반적으로 팔·다리·엉덩이 등 신체 여러 부위에 지방을 축적하는 경향이 있어 허리둘레 측정이 내장 지방량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국립보건서비스(NHS)는 허리둘레만 단독으로 측정하는 것보다 신장 대비 허리둘레 비율을 활용할 것을 권장했다. 허리둘레를 신장으로 나눈 값이 0.4~0.5이면 건강한 수준이며, 0.5~0.6이면 건강 문제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0.6 이상이면 심각한 건강 위험 신호로 해석된다.
이번 연구는 기존 BMI 중심의 건강 지표를 보완해야 한다는 논의를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허리둘레 측정이 비만 관련 질환을 예측하는 데 효과적이며 특히 남성의 암 위험을 평가하는 지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오는 5월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리는 유럽 비만학회(ECO)에서 발표될 예정이며 미국립암연구소저널에도 게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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