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경사지와 강풍, 낙엽 축적으로 경남 산청 산불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전문간의 견해가 나왔다.
산림청은 29일 산청·하동 산불현장지휘본부에서 산청 지리산 산불 지속의 원인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장기 산불조사팀 전문가의 산불 현장 산림 분석 자료에 따르면 산불 확산·지속의 주요 원인은 '산불 행동', '숲 상부 구조', '숲 하부 낙엽'이다.
산불 행동은 급경사지와 강풍으로 산불이 정상부로 'V'자 형태로 확산이 가속됐다. 40도 이상의 급경사지에서 발생한 산불은 화재 발생 2일째인 22일부터 최대 순간 풍속 14.7m 강풍으로 비산화 했다.
숲 상부는 나무 바닥부터 끝까지 사다리와 같이 층층이 이어진 연료 구조로 불의 확산을 가속화 했다. 수종은 소나무, 굴참나무, 서어나무 등으로 조성됐다. 숲 하부는 활엽수림의 오랜 낙엽이 최대 1m까지 축적됐다. 산불 재발화는 습도 30% 이하의 낙엽층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특히 깊은 낙엽층 내부로 불씨는 침투하고 물은 낙엽층 표면에서 흘러내려 헬기의 집중 작업에도 재발화가 지속해 인력을 동원한 진화 작업이 요구된다. 산불 진화 어려움은 높은 해발 고도와 빽빽한 숲 구조에 따른 진화 인력의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산불 발생 위험지역에는 산불 진화 임도 개설 및 확충이 필요하다고 분석됐다.
권춘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연구과 박사는 "대책으로는 지형·기상 특성별 산불 행동 패턴 연구를 통한 대응 방안 개발과 초기 확산 방지를 위한 대용량 산불 진화 헬기 및 고성능 진화 차량 확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 생육 시기별 적절한 수목 밀도조절, 하층식생 관리(숲 가꾸기) 등으로 산림 내 연료 물질 제거 및 활용, 진화 인력 신속접근을 위한 임도 개설 확대 및 산불 대응 고도화를 위한 산불 전문진화대 인력 양성 및 교육 확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9일째 이어지고 있는 산청 산불 진화율은 이날 낮 12시 기준 97%다. 전체 화선 71㎞ 중 69.3㎞의 진화는 완료했다. 잔여 화선은 1.9㎞이며 산불 영향 구역은 1858㏊로 추정된다. 산불이 태운 지리산 국립공원 면적은 132㏊, 남은 불의 길이는 1㎞로 추정된다.
당국은 이날 일출과 동시에 54대의 헬기와 인력 1686명, 장비 223대를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편 이날 29일 오후 1시 32분께 경남 고성군 개천면 용안리의 한 야산에서 화재가 발생해 산림당국은 진화헬기 1대, 차량 15대, 인력 68명을 투입해 진화에 나서고 있다. 현재 산불 현장에는 초속 3.7m의 북서풍이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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