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물가 상승을 유발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이 중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2월 들어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소비자들은 3년 만에 처음으로 외식에 대한 지출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가오는 경제 불안에 대비한 지출 조정일지 주목된다.
미 상무부는 28일(현지 시간) 지난 2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대비 2.5%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와 동일하고 전월 상승률과도 같다. 전월 대비로는 0.3% 올랐다. 전망치 및 1월 수준과 동일했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8%를 나타냈다. 상승 폭은 1월(2.7%) 대비 확대됐으며 시장 전망치(2.7%) 보다도 높았다. 근원지수의 전월 대비 상승률은 0.4%로 지난해 1월(0.5%) 이후 1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인 0.3%를 상회했다. 르네상스매크로의 미국 경제 책임자인 닐 두타는 “궁극적으로 인플레이션은 가계의 예산 제약으로 귀결된다”며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함께 발표된 2월 실질 개인소비지출 증가율은 전월 대비 0.1%에 그쳤다. 직전 월이었던 1월에 한파 등의 영향으로 소비지출이 0.3% 하락했던 점을 반영해 2월 들어서는 0.3% 수준의 반등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관세정책 불확실성 여파로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가 꺾인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미 경제의 중추인 소비가 2월 들어서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재차 확대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은 2월들어 외식과 숙박 등 서비스 분야에서 전년 대비 15.0%의 지출을 줄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서비스 지출의 감소는 3년만에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상품 분야인 ‘기타 비내구재’에 대한 지출은 21.1% 늘었다. 이는 소비자들이 관세를 앞두고 상품 가격 인상에 대비하기 위해 외식을 줄인 비용으로 상품을 구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RSM US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셉 브루수엘라스는 “소비자들이 경제적으로 훨씬 더 중요한 서비스 부문을 줄이고 (관세로 인해) 가격이 오를 상품에 대한 지출을 늘리기로 한 점은 중요하다”며 “2월 개인소득이 소폭 늘었지만 소비자가 또다른 가격 쇼크를 견뎌낼 준비가 됐다는 점을 시사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