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에서 나흘째 확산 중인 산불이 강풍을 타고 계속해서 번지면서 인명 피해도 늘고 있다. 산불로 25일 하루에만 6명이 목숨을 잃었다. 강풍에 올라탄 화염을 피해 대피하던 주민들이 속수무책으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25일 경북경찰청과 영양군에 따르면 영양군 석보면에서 산불로 인한 사망자 4명이 발생했다.
이날 오후 11시께 영양군 석보면 화매리 길에서 불에 탄 여성의 시신 1구가 발견됐다. 오후 11시 11분께는 석보면 포산리 도로에서 소사자 3명이 확인됐다. 일행으로 추정되며 남성 1명과 여성 2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산불 피해로 추정된다"라며 "사건 확인 초기 단계로 사망자 4명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청송과 안동에서도 이번 산불로 인한 사망자가 각각 1명씩 확인됐다. 이로써 의성 대형산불 확산으로 인한 공식 사망자는 총 6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2일 경남 산청에서 진화 대원 4명이 산불에 고립돼 숨진 것을 고려하면 전국적인 산불로 최소 10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불길은 여전히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산림 당국에 따르면 의성 산불이 번져 전역에 주민 대피령이 내려진 안동에서는 야간으로 접어들면서 순간순간 바뀌는 바람 영향으로 길안·일직·임하·남선·임동면 등 동쪽 지역 야산으로 불길이 확산하고 있다. 현재 이 지역 산 능선을 따라 긴 화선이 형성됐으며, 주변 민가나 도로 등으로 짙은 연기가 광범위하게 퍼진 상황이다.
또 산불 영향으로 다수 지역에서 정전 사고도 발생했다.
국립경국대학교는 산불이 학교 주변까지 접근하자 학생들에게 체육관으로 대피하라는 문자를 발송했다. 학교 체육관에는 대피한 학생 300명가량이 모여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산불로 길안면에 있는 만휴정 등 문화재와 목조건물도 불에 탄 것으로 전해졌다. 의성산불은 안동뿐만 아니라 청송, 영양, 영덕군 등으로 계속 북동진하고 있다. 영덕군에서는 지품면을 비롯해 영덕읍, 축산면, 영해면 등 다수 지역에 산불이 확산한 까닭에 주민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현재 안동을 비롯한 경북 북동부권에는 강한 바람이 불고 있어 당국은 야간 진화인력 대부분을 철수했으며, 민가와 주요시설 등을 중심으로 방화선을 구축하고 있다.
한편 산불로 인해 고속도로 차량 통행과 철도 운행도 중단됐다.
한국도로공사는 25일 오후 10시를 기해 서산영덕고속도로 동상주 나들목(IC)∼영덕 IC 구간(105.5㎞) 양방향, 중앙고속도로 의성 IC∼풍기 IC 구간(73.3㎞) 양방향을 안전상 전면 통제한다고 밝혔다. 산불 확산에 따라 서산영덕고속도로는 서쪽으로, 중앙고속도로는 북쪽으로 통제 구간이 확대되고 있다.
또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중앙선 영주∼영천 구간 약 100㎞에서 열차 운행을 중단했다. 이 구간에서는 KTX-이음 5대와 일반 열차 6대의 운행이 중단됐다. 코레일은 26일 중앙선에 이어 동해선 일부 구간 열차 운행을 첫차부터 안내 시까지 중단한다. 동해선 열차 운행이 중단되는 구간은 동해∼포항 구간이다. 코레일은 열차 운행 중단 구간에서 승객들이 연계 버스로 이동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열차 운행 상황은 코레일톡 앱과 코레일 홈페이지, 철도 고객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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