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공석이 된 고양을 지역 조직위원장 임명 과정에서 당원을 상대로 한 조사도 없이 외지 출신의 낙하산 인사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고양을의 경우 지난해 4.10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경기 지역 두 번째 최다 득표 차를 기록했던 만큼 당원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25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지난 13일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주재한 비대위 회의에서 고양을 조직위원장에 조용술(44) 국민의힘 대변인 등 경기도 6곳의 지역위원장 임명안을 의결했다.
고양을은 지역 내에서 기반을 다져 온 전현직 도의원을 비롯해 10여 명의 신청자가 몰려 지역 정치권의 관심을 모았다. 특히 지난 총선에서 당시 후보로 나선 장석환 위원장과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의 특표 차가 3만 8027표로, 도 내에서 파주갑 지역에 이어 큰 득표 차를 보였다.
게다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국면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국민의힘 당원들은 지역 사정을 제대로 파악하고, 기반을 다져 온 후보가 지역 위원장으로 임명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키웠다.
하지만 자신을 '마포 토박이'라고 소개하면서 과거 서울마포을 공천을 신청했던 조 위원장이 임명되면서 당원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조직위원장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조직 정비 역할뿐 아니라 실질적인 공천권 행사도 가능하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국민의힘 비대위는 지역 당원들의 의견은 묻지도 않고 낙하산 인사를 임명한 것은 지지층을 무시한 처사"라며 "더 이상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보니 앞으로 지역 관리는 더 어렵게 됐다"고 한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고양시 내 4개 당협 중 고양갑 위원장도 사퇴한 상황에서 당이 위기의식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대통령 선거는커녕 당장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에서 지역 사정도 모르는 낙하산 인사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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