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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성장이다" 외친 오세훈…대권행보 시동[양철민의 서울이야기]

오세훈, 24일 '다시 성장이다' 출간

진중권 교수와의 끝장토론 등 담아

'피크 코리아'에 대한 해법도 제시

강경보수도 품어야…오세훈 딜레마

오세훈 서울시장의 저서 '다시 성장이다: 오세훈의 5대 동행, 미래가 되다'가 24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 시장이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자신의 미래 비전을 담은 저서를 발간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토지거래허가제 재지정 이슈 등으로 대권주자로서의 입지가 흔들린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이른바 ‘중도 확장성’ 등을 감안하면 오 시장은 여권의 1순위 대선 후보다.

25일 서울시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오 시장은 전날 자신의 정책 비전을 닮은 ‘다시 성장이다:오세훈의 5대 동행, 미래가 되다’를 출간하며 정책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오 시장은 해당 저서를 통해 △도전·성취와의 동행 △약자와의 동행 △미래세대와의 동행 △지방과의 동행 △국제 사회와의 동행 등 이른바 ‘5대 동행’을 강조했다. 또 진중권 광운대 교수와의 ‘끝장 토론’을 저서에 실으며 이른바 ‘좌우균형’도 맞췄다.

오 시장은 올 초 ‘강적들’이라는 TV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당시 진 교수를 직접 섭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간 끝장토론에서는 고성이 오갔을 정도로 특정 사안에 대해서는 큰 이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독자들 사이에서도 해당 논쟁 부분에 대해 “이번 저서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이번 저서에는 ‘4선 서울시장’이자 ‘대권 잠룡’으로 불리는 오 시장의 고민과 다급함을 엿볼 수 있다. 오 시장은 저서에서 머릿말을 토해 “정부와 여야 정치권이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역량을 결집해도 제대로 헤쳐나갈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난국”이라며 “이런 마당에 정치권은 정쟁으로 골든타임을 흘려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는 사실상 형해화 됐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의 군비 증강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는 비상계엄 후폭풍으로 대통령이 부재한 만큼 글로벌 정세 극변시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4일 시청에서 열린 '디딤돌소득 K-복지 비전 발표 및 공동연구 업무협약식'에서 K-복지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 시장은 또 한국 경제의 성장이 정점을 찍고 차츰 둔화하는 현상을 의미하는 용어인 ‘피크 코리아’가 실재화 될 수 있다 우려했다. 그는 “세계 최악의 저출산과 고령화로 잠재 성장률이 2% 이하로 추락해 사회 전반에 활기가 사라졌다”며 “인구 축소가 성장의 발목을 잡고, 팍팍한 살림살이 탓에 결혼과 출산을 꺼리니 사회와 경제 전반이 위축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이 같은 경제침체가 사회적 대립의 극단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 시장은 “계층 이동의 기회를 상실한 세대의 절망감이 전 사회적 혐오와 불신으로 번지며 극단적 진영 정치를 부채질하고 있다”며 “극성 팬덤과 포퓰리즘의 노예가 된 정치는 정치 보복과 극한 대립, 국정 표류의 악순환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한국 사회의 이른바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2025년부터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의 시간이 대한민국의 부흥과 쇠락을 좌우할 골든타임이 될 것”이라며 “소프트 파워를 활용해 선진국의 초입에서 정체하는 한국 경제를 되살릴 설계도를 다시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능과 효율 중심에서 인간 중심으로, 외형과 설비 중심에서 문화와 예술 중심으로, 에너지 과잉 소비에서 에너지 고효율로 나아가야 한다”며 “하드 파워에 걸맞은 소프트 파워를 겸비하고, 뒤처진 지방정부의 경쟁력을 키워야 정체된 한국 사회가 ‘퀀텀 점프’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오 시장은 6개월여 동안 이번 저서를 구상하고 직접 저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은 매주 각종 정책 전문가들과의 ‘브레인 스토밍’을 통해 자신의 정책 비전을 촘촘히 설계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시 오 시장의 대선 관련 행보가 사실상 시작되는 만큼 오 시장만의 정책 알리기에 한층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결정이 늦어지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통령 탄핵 기각’ 시나리오가 현실화 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여권 핵심 지지층’을 감안해 어느정도 속도조절이 불가피한 점은 이른바 ‘오세훈의 딜레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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