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차세대 전투기 F-47 개발에 들어가자 중국도 신형 전투기 개발을 예고하고 나서 국방 분야에서도 미중 간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관영 매체 중국중앙(CC)TV는 4세대 전투기 ‘J-10’의 첫 비행 27주년을 기념하는 영상에 6세대 전투기로 추정되는 사진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J-10 제트기와 5세대 ‘J-20’의 모습이 담겨 있고 마지막에는 은행잎 모양의 꼬리가 없는 항공기 이미지와 함께 ‘다음은 무엇일까’라는 자막이 나온다. 동체가 청두항공기산업그룹이 개발한 6세대 전투기와 유사하다는 게 SCMP의 진단이다. 최근 온라인에는 J-36으로 부르는 전투기가 청두 상공에서 시험 비행을 하는 모습이 관측되기도 했다. 이 전투기는 12월 말에 공개된 두 개의 차세대 전투기 프로젝트 중 하나로 보인다. 중국 군사 분석가 쑹중핑 박사는 “이번 발표는 청두의 6세대 전투기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최초의 사례로 J-10과 J-20의 후속기를 의미한다”고 짚었다.
이를 두고 중국이 미국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세대 최첨단 전투기 개발을 공개한 지 이틀 만에 중국 관영 매체가 관련 영상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21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F-47 개발 사실을 알리며 “지금까지 만들어진 것 중 가장 강력하며 치명적인 전투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47 사업은 연구개발부터 획득에 이르기까지 총 사업비가 최대 500억달러(약 73조원)에 이르는 초대형 프로젝트”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우주산업 분야에서도 미국을 맹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민간 우주기업들이 끌어모은 투자금 규모는 28억 달러(약 4조 1100억 원)에 이른다. 이는 2016년 1억 5000만 달러 대비 20배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WSJ는 “서구 기술에 의존하지 않는 토착 우주산업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에 중앙 당국과 지방정부는 수십억 달러의 현금을 투자하고 있다”고 전했다.
쑹 박사는 미국과 중국이 연이어 차세대 전투기 관련 소식을 전한 것을 두고 “이 분야에서 중국과 미국의 지배력을 암시하고, 양국 간의 경쟁을 암시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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