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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직 바꾼 30대 공무원 숨져…유족 "불길에 밀어넣어" 오열

[산불진화대원 등 4명 사망]

"소방대원도 아닌 진화대원

총알받이처럼 투입해" 분통

창녕 장례식장에 빈소 마련

구조된 대원 5명도 모두 중상

경남 산청군에서 발생한 산불 사흘째인 23일 경남 산청군 시천면 외공마을이 불에 타 있다. 연합뉴스




경남 산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진화에 나선 산불 진화 대원과 인솔 공무원 등이 숨진 채 발견되자 유족들은 “얼마나 뜨거웠을지 눈물을 참지 못하겠다”고 오열했다. 현직 소방대원들 사이에서는 “보호 장비가 열악한 상태에서 섣불리 투입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23일 산림청과 경남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번 산불 현장에 투입돼 진화 작업을 벌이던 중 산불 진화 대원 3명과 공무원 1명이 고립돼 사망했다. 숨진 대원은 모두 60대였고 인솔 공무원은 2021년 입직한 30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망한 4명의 빈소가 마련된 경남 창녕 창녕서울병원 장례식장은 울음바다였다. 30대 공무원의 유족들은 “당직도 아니었는데 당직을 바꿔주고 산불 현장에 갔다가 참사를 당했다”며 “불길 속에다 아이를 밀어 넣었다”고 원망했다. 산불 진화 대원 A 씨의 아내 김 모 씨는 “작은 일도 그냥 못 지나치는 성격이라 마지막까지 정신없이 불을 껐을 것 같다”며 원통해했다.



사망자들과 함께 현장에 투입됐다 구조된 산불 진화 대원 5명은 중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들은 땅 꺼진 웅덩이에서 서로 부둥켜안고 화마를 견디며 가까스로 살아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직 소방대원 중 한 명은 블라인드에 “결정권자들이 앞으로 ‘적극적으로 화재를 진압하라’가 아니라 ‘본인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화재 진압을 하기 바란다’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겨우 목숨을 구한 생존자의 가족들 역시 “숨진 이들 모두 초행길이어서 허둥대다 사지로 내몰렸다”며 “위험한 상황에 전문 소방대원도 아닌 진화 대원을 총알받이처럼 투입했다”고 했다.

한편 창녕군은 합동분향소를 마련하고 지역에서 예정된 각종 행사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사망자를 애도하고 유족을 위로하는 한편 최대한 빠른 시일 내로 산불을 진화하라고 지시했다. 경상남도는 상해·사망자와 유가족 지원·심리 회복 등 사후 관리 체계를 정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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