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가 넓고 평범한 땅, 전국 최고 수준의 재생에너지를 통한 원활한 전력공급, 공업용수 수급 등의 인프라를 바탕으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는 주요 기업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남도는 이러한 지리적인 장점을 바탕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구축 계획을 구체화 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전남도의 전략이, AI컴퓨팅 인프라 확대로 이어져 국가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한다.
23일 전라남도에 따르면 도는 ‘솔라시도 AI 슈퍼클러스터’ 구축을 본격 추진하며 글로벌 AI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전남도는 해남 솔라시도 120만 평 부지에 2028년까지 7조 원, 2030년까지 8조 원 등 총 15조 원을 투입해 3GW(기가와트) 규모로AI 컴퓨팅 인프라, 대규모 데이터센터,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을 구축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 같은 규모는 미국 북버지니아의 2.5GW, 중국 베이징의 1.8GW를 뛰어넘는 세계 최대 규모다.
전남도는 이번 AI 슈퍼클러스터 구축을 위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미국 투자기업 스톡팜로드(SFR)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전남도는 이번 협약을 통해 AI 슈퍼클러스터 허브 구축, 행·재정적 지원, 빅테크 기업 유치, 부지 조성·공급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약이 전남도가 글로벌 AI산업의 핵심 허브로 자리매김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SFR은 최대 15조 원을 투자할 예정이며, AI 슈퍼클러스터 허브 준공 시기는 2028년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SFR과 자회사 퍼힐스(FIR HILLS)는 빅테크와 투자사의 펀드레이징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 유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협약으로 전남도는 대한민국의 AI 산업의 중심지이자, 글로벌 AI산업 선도지역으로 급부상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AI산업의 글로벌 경쟁이 갈수록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전남도가 중추적으로 대한민국이 AI혁신 경쟁에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전남도는 앞으로 전남 지역에 보다 많은 AI 데이터센터를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기존 데이터센터(CPU) 대비 높은 연산능력이 요구돼 전력과 에너지 사용량이 많다. 무엇보다 연속적이고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해 대규모 저장 시스템 필요한데, 전남은 지리적으로나 여건으로 봤을 때 잠재력이 뛰어나다는 것이 도의 입장이다.
특히 넓은 부지를 바탕으로 풍부한 전력, 산업용수, 우수한 인재 확보 등이 용이한데다 안정성 부분에서는 최근 20년 간 4.0 이상의 지진이 없는 것 또한 AI 데이터센터 유치에 유리한 점이다.
전남도는 빅테크 기업 유치를 위한 후속 일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투자 상황에 맞춰 변전소 조기 구축 등 행·재정적 지원을 위한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국가경쟁력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김영록 전남지사는 정부에 AI 슈퍼클러스터 허브 구축을 위한 기반조건 조성을 위한 현안을 요청하기도 했다. 김 지사가 요청한 내용에는 AI 슈퍼클러스터 허브에 충분한 전력이 공급되도록 변전소 2기 구축 지원 및 AI 데이터센터 전기요금 지원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솔라시도 AI 슈퍼클러스터 허브 구축사업을 국가 정책사업으로 확정하고, 투자 촉진을 위한 범부처추진협의체 구성도 제안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AI슈퍼클러스터 구축을 통해 전남 만이 갖고 있는 에너지, 2차전지, 우주산업, 농생명, 바이오 등 첨단산업과의 AI 융복합을 통한 비약적인 성장 기대된다”며 “지속적인 국제협력을 통해 대한민국이 AI 혁신을 주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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