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사진) 외교부 장관이 "현재의 엄중한 국제 정세 하에서 한일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한일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 장관은 22일 일본 도쿄에서 한중일 외교장관회의 등을 앞두고 아사히 신문과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일 양국 모두 미국과 동맹국이면서 중국과도 긴밀한 경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미중 전략 경쟁의 심화에 따른 지정학적 고민을 공유하고 있다"며 "미중 전략 경쟁의 파장을 최소화하는 데 한일 양국의 공동 이익이 있고, 그러한 관점에서 한일중 협력의 틀이 유용한 기제"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방위적인 관세 공격 속에서 한일 양국이 견고한 관계를 유지하고, 또 중국과도 협력하는 소다자 협의체로 발전함으로써 역내 안정을 도모한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조 장관은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국의 역할을 이끌어 나가는 것은 미국의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과거사와 관련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표명했다. 조 장관은 한일 관계의 기본을 묻는 질문에 "일본 국민이 먼저 우리 국민의 아픈 상처를 헤아리는 손길을 내민다면 우리도 그 손을 잡고 미래를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결국 파행으로 이어진 사도광산 추도식을 언급하며 "일측 추도사 내용은 우리가 국내 비판을 무릅쓰고 어렵게 합의한 수준에 훨씬 못 미치는 내용이었다"며 "올해 원만한 합의가 이뤄져 함께 추도 행사를 개최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강제징용 제3자 변제와 관련해서는 "현 상황에서는 거의 유일한 해법이며 일본 측의 성의 있는 호응이 있다면 이 해법의 지속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동참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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