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거대 기술 기업(빅테크) 가운데서도 인공지능(AI) 기술 분야에서 유독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는 애플이 해당 책임자를 전격적으로 경질하기로 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21일(현지 시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AI 분야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AI 부문 책임자를 존 지아난드레아 수석 부사장에서 마이클 록웰 부사장으로 곧 교체한다고 보도했다. 지아난드레아 부사장은 2018년 구글에서 애플로 영입돼 지금까지 AI 탑재 음성 비서 ‘시리(Siri)’ 개발 조직을 이끈 인물이다. 록웰 부사장은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담당하고 있다. 록웰 부사장은 지아난드레아 부사장이 일찌감치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한 경영인으로 최근 몇 주 동안도 AI 그룹에 자문을 제공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아난드레아 부사장은 앞으로 시리 업무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AI 분야 연구, 기술감독 등의 업무를 맡는다. 지아난드레아 부사장과 함께 애플 인텔리전스의 개발을 주도했던 크레이그 페더리기 수석 부사장이 아이폰 운영체제(iOS), 아이패드 운영체제(iPad OS), 맥 운영체제(mac OS)와 개발 도구 분야를 총지휘한다. 애플은 이 같은 임원진 교체 사실을 이번 주 안에 직원들에게 공식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애플이 AI 관련 경영진을 교체하기로 한 것은 최근 관련 분야 대응이 경쟁사보다 크게 미흡하기 때문이다. 애플은 최근 판매한 아이폰16 시리즈의 주요 특징으로 ‘애플 인텔리전스 시리’라는 AI 기능을 앞세우고도 출시 시기를 돌연 연기해 시장의 비판을 받았다. 블룸버그 통신은 “애플의 AI 기술은 경쟁사에 비해 심각하게 뒤처졌고 따라잡을 기미도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인텔리전스 플랫폼은 대체로 실패했고 책임자 교체 움직임은 애플이 곤경에 직면했음을 시사한다”고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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