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이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 비중을 자체 기준선(벤치마크) 보다 사상 최대폭으로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유럽 자산의 비중은 늘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범 이후 세계 증시의 자금 이동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18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설문조사에서 2월에는 미국 주식이 벤치마크 대비 17% 초과 배분(Overweight)이었지만, 3월에는 23% 저배분(Underweight) 상태가 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주식에 대한 벤츠마크 대비 투자 비중이 한 달 만에 40%포인트 줄어든 것은 사상 최대 규모 감소라고 FT는 설명했다.
반대로 유럽 주식에 대한 투자 배분은 같은 기간 27%포인트 급등했다. 이는 2021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FT는 “BofA의 설문이 시작된 1999년 이후 미국에서 유럽으로의 가장 급격한 이동”이라고 말했다.
응답 투자자들의 약 70%가 ‘미국 예외주의(미국 증시의 독주)’ 테마가 정점에 달했다고 응답했다. 기술주에 대한 투자 배분은 벤치마크 대비 12%의 저배분을 기록했다. 포트폴리오 내에서 현금 수준은 4.1% 증가한 반면 채권 투자 비중은 다소 감소했다. 미국 주식에서 빠진 자금이 채권으로 가지는 않고 있다는 의미다. 스테이트스트리트의 거시전략책임자인 마이클 메트칼프는 “위험자산 회피 전략이라기 보다는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가깝다”며 “투자자들이 앞으로 몇달간의 하락장에 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BofA 설문조사는 3월 13일 주에 171명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이들의 총 운용 자산은 4,770억 달러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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