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이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외신이 그 배경에 주목했다.
17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는 '편안한 음식인 한국의 김밥은 어떻게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켰나(How Korea's kimbap went from comfort food to global sensation)'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김밥의 세계적 인기를 분석했다.
김밥이 전 세계에서 주목받게 된 가장 큰 계기로 꼽히는 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다. 2022년 여름 전 세계에서 인기를 얻었던 한국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주인공 우영우는 아침마다 김밥을 먹는다. 드라마의 인기와 맞물려 김밥이라는 음식이 세계인의 주목을 받게 된 계기다. WP는 "이 드라마가 김밥에 대한 드문 스포트 라이트를 불러일으켰다"며 "피크닉 밥상에 필수적인 소박한 음식이 주류로 급부상했다"고 묘사했다.
2023년 8월에는 미국 식료품점 트레이더조스에 냉동 야채 김밥이 출시됐다가 몇 주 만에 품절 사태를 일으켰다. 대형 마트 코스트코에도 비슷한 상품이 나왔고 독일과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에도 김밥집이 생겼다.
2023년 tvN 예능 프로그램 ‘어쩌다 사장3’에서도 김밥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영업 첫날 아침부터 점심까지 김밥 손님들이 줄을 지으며 직원들을 당황하게 했고, 심지어 30줄을 한 번에 주문하는 손님까지 등장했다.
WP는 "한반도에서 오래된 역사로 기록돼 있음에도 일부 사람들은 현대 김밥의 기원을 20세기 초 일제 강점기와 연결시킨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일본 스시의 한 종류인 '마키'와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마키와는 달리 김밥의 밥은 식초나 설탕이 아닌 소금과 참기름으로 간을 하며, 속 재료들은 거의 데쳐진 후 양념된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WP는 전했다.
WP는 김밥을 만드는 과정이 복잡한 점을 언급하며 이 때문에 '보살핌'을 의미한다고도 부연했다. 뉴욕에서 요리사로 일하고 있는 박은조씨는 김밥이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위안이 되는 음식"이라며 "어머니의 사랑을 뜻한다"고 말했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우리나라는 지난해 역대 두 번째로 김 수출액 1조 원을 돌파했으며, 수출국도 2010년에 비해 2배 정도 많은 122개국으로 증가하는 등 세계 김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했다.
김은 2019년부터 수산식품 수출액 1위를 지켜왔다. 수출액은 2010년 1억1000만달러에서 2015년 3억달러, 2017년 5억1000만달러, 2021년 6억9000만달러까지 늘었다. 한국 김이 수출되는 상위 5개국은 미국, 일본, 중국, 태국, 러시아 순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미국, 일본, 중국, 태국 등 4개국이 수출의 61.4%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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