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체제(OS) 독립에 나선 중국 대표 정보기술(IT) 기업 화웨이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사용을 중단한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까지 모든 분야에서 기술 자립이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렌서에 따르면 화웨이의 한 핵심 관계자는 14일 “미국 상무부에서 발급한 (MS 윈도 사용에 대한) 화웨이 라이선스가 만료됐다”며 “연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MS의 화웨이에 대한 윈도 OS 공급은 이달 말 완료된다. 화웨이는 앞으로 100% 자체 OS만을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화웨이는 지난해 하모니(훙멍)라는 자체 OS를 공개하며 스마트폰을 비롯한 기기로 적용 범위를 넓혀가겠다고 밝혔다.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가 양분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 자체 OS로 대응을 예고했다.
당시 화웨이 디바이스 부문 고위 관계자는 “윈도 탑재는 지금(2024년 하반기) 판매 중인 PC가 마지막이 될 수 있다”며 “앞으로는 자체 OS인 하모니 사용을 늘려갈 것”이라고 했다. OS 전환 이유에 대해 “언제 미국 정부가 다시 제재를 가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OS 독립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일부 공공 납품 PC에 하모니를 장착하기 시작한 후 6개월 만에 완전한 독립을 선언하게 된 셈이다. 화웨이는 그간 자체 OS 사용을 늘려오면서도 윈도 탑재 제품을 생산해왔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한 이후 미중 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자 OS 독립을 앞당겼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화웨이가 4월 출시한다고 밝힌 100% 중국 기술로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노트북은 화웨이의 기술력만으로 제품이 구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처리장치(CPU)에는 인텔이 아닌 화웨이의 팹리스 자회사 하이실리콘 제품을 장착하고 그래픽처리장치(GPU) 또한 화웨이 제품이 장착될 것으로 알려졌다. 운영의 핵심인 OS는 윈도 대신 하모니 OS가 탑재되고 딥시크를 지원할 것으로도 알려졌다. 주력인 스마트폰도 미국 제재로 구글 안드로이드를 사용할 수 없어 하모니로 구동하고 있는 상태다. 화웨이는 PC의 OS를 통일해 화웨이 생태계를 일원화함으로써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전기차 업체와의 협업을 강화하며 하모니 OS의 장착 범위를 넓히는 것도 이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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