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외 원조 중단으로 인해 에볼라, 엠폭스와 같은 전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행정부의 원조 중단으로 세계 각국에서 전염병 발생을 예방하고 차단하는 프로그램이 중단됐다.
수십 년간 미국의 대외 원조를 전담해왔으나 트럼프 2기 행정부 하에서 기관 폐지 수준에 버금가는 구조조정을 당하고 있는 미 국제개발처(USAID)의 관계자들도 세상이 몇 주 전보다 더 위험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아프리카 전역의 실험실에서 위험한 병원균이 방치되고, 공항 등의 검문소에서는 전염병 감염 검사가 중단됐으며, 수백만마리의 동물이 검역 없이 국경을 넘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콩고민주공화국의 경우 현재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엠폭스 발병을 겪고 있고 아프리카의 다른 12개 국가에서도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출혈열 바이러스도 각국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 우간다에서 유행하는 에볼라, 탄자니아에서 기승을 부리는 마르부르크, 나이지리아와 시에라리온에서 확산하는 라사 등이 대표적이다.
USAID는 2023년에 30개국 이상에서 전염병 관련 실험실과 비상 대응 준비에 약 9억 달러(약 1조3000억 원)를 투입했는데, 관련 프로그램은 대부분 동결된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공식 문서를 통해 USAID가 과거 외부 단체들과 맺은 총 6200개의 다년 계약 중 5800개를 해지하는 등 해외원조 계약의 90% 이상을 해지했다.
USAID 보건 담당자는 이런 결정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소아마비 신규 확진자는 매년 20만 명 이상 발생하고, 에볼라와 마르부르크와 같은 전염병 환자도 매년 2만8000명 이상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NYT는 감염병 유입을 막을 많은 보호 장치가 사라지면서 미국인들이 그 대가를 치러야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코로나19 바이러스도 중국에서 처음 발견됐지만 미국 등으로 빠르게 전파된 것처럼, 해외에서 시작된 전염병이 해외여행 등을 통해 쉽게 유입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업자금의 약 25%를 미국에 의존하는 비영리단체인 ‘암레프 헬스 아프리카’의 수장 기틴지 기타히 박사는 “질병을 억제하는 것이 사실 미국 국민의 이익에 부합한다”며 “최고의 인력을 투입해도 질병은 미국으로 유입되는데, 지금은 최고의 인력을 투입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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