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의 관세 인상과 기술 통제 등에 결연하게 맞서 싸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도 미국과의 협력을 강조하며 대화 의지를 피력했다. 중국은 국익 수호를 내세웠지만 미국 우선주의가 아닌 글로벌 공동 이익을 위한 다자주의 선봉에 서겠다는 입장도 재차 강조했다.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장관)은 7일 양회 기자회견에서 미국을 향해 “협력을 선택하면 호혜 윈윈을 실현할 수 있고, 한사코 탄압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단호하게 반격할 것”이라며 “(미중 양국이) 평화롭게 공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미국의 관세 압박에 대해 “미국은 최근 관세전쟁과 무역전쟁에서 무엇을 얻었는지 돌아 보라”며 “무역 적자가 확대됐나 축소됐나, 제조업 경쟁력이 올라갔나 내려갔나, 인플레이션이 좋아졌나 나빠졌나, 민중의 생활이 좋아졌나 나빠 졌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중미 경제·무역 관계는 상호적이고 대등하다”며 “무작정 압박을 가하면 중국은 반드시 단호히 반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행보도 강하게 비판했다. 왕 부장은 “세계에 190여개 국가가 있는데 모든 국가가 자국 우선을 강조하고 힘의 지위에 빠져 있다면 이 세계는 ‘정글의 법칙’으로 회귀할 것”이라며 중국의 ‘다자주의’ 입장을 부각했다.
딥시크 쇼크로 달아오른 미중 첨단 산업 경쟁을 두고 미국의 기술 통제에 맞서 중국이 승리하겠다는 의지도 재차 강조했다. 왕 부장은 “봉쇄가 있는 곳에 돌파구가 있고, 탄압이 있는 곳에 혁신이 있다”며 미국의 수출 통제 정책과 디커플링(공급망 분리) 분리가 결국 미국 스스로를 고립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중국 해관총서(관세청)가 발표한 올해 1~2월 수출과 수입 모두 미국과의 관세전쟁 영향 등에 따라 예상치(수출 5% 증가, 수입 1% 증가)에 크게 못 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달러화 기준 수출은 2.3% 증가했고 수입은 8.4%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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