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진(사진) 서울대 명예교수가 한국인 최초로 국제사법재판소(ICJ) 재판관 선거에 도전한다.
6일 외교부에 따르면 백 교수는 내년 말 치러질 ICJ 재판관 선거에 출마했다. 유엔총회와 안전보장이사회가 각각 투표해 양측에서 절대 과반을 확보하면 최종 당선된다. 한국인의 ICJ 재판관 선거 입후보는 이번이 처음이다.
백 교수는 2009년부터 2023년까지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 재판관·소장을 역임했다. 이후 외교안보연구원과 서울대 국제대학원 등에서 국제법을 가르치고 연구해왔다. 이러한 기여를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아 국제법학술원의 유일한 한국인 종신회원으로 선출됐다. 외교부 관계자는 “백 교수는 풍부한 국제 재판 경험과 학문적 배경을 보유한 국제법 전문가이며 ICJ 재판관으로서 최적의 후보자”라고 설명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한 ICJ는 1945년 유엔 헌장에 근거해 설립된 상설 국제법원으로 ‘세계의 법정’이라고도 불린다. 다양한 국적의 재판관 15명으로 구성된다. 재판관 임기는 9년이며 연임할 수 있다. 우리나라 정부는 그동안 높아진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을 감안해 10년 이상 ICJ 진출을 검토해왔다. 내년 선거에는 지금까지 우리나라 외에 싱가포르·프랑스·영국·나이지리아·시에라리온·케냐·감비아 등에서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앞서 3일(현지 시간) ICJ 신임 소장에 일본 국적의 이와사와 유지 재판관이 선출됐다. 이번 소장 선출은 나와프 살람 전 소장이 올 1월 레바논 신임 총리로 지명돼 사임하면서 공석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이와사와 재판관은 도쿄대 국제법 교수 출신으로 2018년 6월부터 ICJ 재판관으로 재직했다. 그에 앞서 2003∼2018년 ICJ 재판관으로 재직한 일본의 오와다 히사시도 제22대 소장(2009∼2012년)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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