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도 비만체료 신약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현재 가장 앞서있는 곳은 한미약품(128940)이다. ‘한국인 맞춤형 비만약’을 내년 하반기까지 출시할 계획으로 국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경쟁 약품인 ‘위고비’ 등에 비해 낮은 가격은 물론 위장 부작용을 줄여 차별화 할 계획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국내 임상 3상이 진행 중인 비만약 후보물질 ‘에페글레나타이드’를 2026년 하반기까지 상업화할 계획이다. 당초 목표 시점이었던 2027년 상반기보다 반기 가량 앞당겼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높은 관심 속에 임상 참여자가 빨리 모집돼 상업화 시점을 앞당길 것으로 예상된다”며 “외국계 제품들이 장악하고 있는 시장에 차별화된 치료제로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위고비’ ‘마운자로’보다 체중 감량 효과는 다소 약하지만, 위장 부작용을 개선했다. 평택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인 만큼 글로벌 치료제보다 낮은 가격에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한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글로벌 치료제의 체중 감소량은 서양의 고도비만 환자에 유익한 수치”라며 “한국인 체형과 체중에 맞춘 치료제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 외에도 근육 감소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25% 이상 체중 감량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HM15275’도 개발하고 있다. 이 물질은 올해 글로벌 임상 2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또 위고비, 마운자로와 유사한 체중감량 효과를 보이면서 근육까지 늘리는 ‘HM17321’도 올 하반기 임상 1상에 돌입한다.
한미약품 외에도 HK이노엔(195940)은 지난해 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비만약 후보물질 ‘IN-B00009'의 임상 3상 시험계획서를 제출했다. 다음 달 임상에 착수해 2028년 초 마무리할 계획이다. 주사제 외에 경구제와 복합제 등 다양한 제형 비만약 개발도 검토 중이다. 동아에스티(170900)의 자회사 메타비아는 비만약 ‘DA-1726’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올 3분기 중 첫 임상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일동제약(249420)의 자회사 유노비아 역시 경구용 비만·당뇨 치료제 'ID110521156'에 대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의 비만약을 한 달간 사용하려면 최대 100만 원을 부담해야한다”며 “국산 비만약이 상용화되면 소비자들은 보다 낮은 가격에 비만약 사용이 가능해지고 공급 불안 문제도 일정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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