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경제 수장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39일 만에 첫 회담을 가졌다. 한미 동맹 강화부터 미국의 상호 관세 예외 요구까지 양국 간 경제 현안에 대한 폭넓은 논의가 이뤄졌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사령탑’으로 꼽히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화상 면담을 했다.
이날 면담은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 정지로 정상외교가 중단된 상황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미국 신행정부 핵심 인사와의 접촉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아울러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처음으로 이뤄진 양국 ‘경제 컨트롤타워’ 간 회담이기도 하다. 베선트 장관이 이번 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불참하고 최 권한대행도 대행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G20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불발된 접촉이 화상 채널로 성사됐다.
최 권한대행은 이날 화상 면담에서 굳건한 한미 동맹을 재확인하고 트럼프 행정부와의 경제·통상·안보·외환시장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조치, 한국의 대미 투자 계획 및 환율정책 등 양국 현안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기재부는 전했다.
최 권한대행은 베선트 장관에게 “상호 관세 등 미국의 정책 결정 과정에서 한국의 미국 경제에 대한 기여를 고려하는 등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하면서 “인도태평양 지역, 세계 경제·안보 문제와 관련해 긴밀한 한미 협력이 중요하고 한미일 3국의 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권한대행은 한국 경제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의 충격에서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다는 점도 알렸다. 그는 “견고한 경제 시스템과 정부의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바탕으로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빠르게 완화되는 등 한국 경제가 강한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면서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의 국가신용등급(AA-) 유지 결정을 비롯해 국제사회에서도 한국 경제와 정부의 경제 안정 대응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선트 장관은 조지 소로스가 운용하는 펀드의 최고투자책임자(CIO)를 거쳐 헤지펀드 ‘키스퀘어그룹’을 창업한 인물로, 월스트리트에서의 금융 경험을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2기 경제 사령탑으로 발탁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