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항소심 변론 절차가 종료된 가운데 2심 재판부가 유무죄를 가를 핵심 쟁점을 어떻게 판단할지 주목된다. 검찰 측은 당심에서 공소장을 변경하면서 이 대표의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 1처장’ 관련 허위 발언을 특정하려고 했다. 반면 이 대표 측은 “법원이 잘 가려낼 것”이라며 검찰 측이 이 대표의 발언을 왜곡하고 확대해석했다고 반박했다.
서울고법 형사6-2부(최은정·이예슬·정재오 부장판사)는 이날 이 대표 사건 항소심의 결심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 대표는 법원 출발 전 국회에서 “법과 상식에 따라 판단하면 다 알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이르면 3월 말 결과가 나올 예정인데 항소심이 원심 판결을 뒤집지 않고 대법원에서도 확정될 경우 이 대표는 향후 10년간 피선거권을 상실해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검찰 측이 6번의 공판 과정에서 가장 집중한 부분은 ‘김 전 1처장 관련 발언’이다. 이는 2심 재판부도 마찬가지이다. 재판부는 재판 내내 검찰 측에 이 대표의 허위 사실 발언을 특정해달라고 요구했다. 검찰 측은 공소장 변경을 통해 △김문기와 골프를 치지 않았다 △경기도지사가 돼 선거법 위반 기소 이후 김문기를 알게 됐다 △시장 재직 시 김문기를 몰랐다 등 공소사실을 총 세 가지로 유형화하고 4개의 인터뷰 발언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특정했다. 이전 공소사실에는 △2021년 12월 22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2021년 12월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2021년 12월 27일 KBS 한밤의 시사토크 더 라이브 △2021년 12월 29일 채널A 이재명의 프로포즈-청년과의 대화 등 총 네 가지 방송 인터뷰가 담겼다.
이에 이 대표 측은 “이 대표 발언의 의미를 검찰이 논리적으로 비약하고 있다”며 “이 대표가 시장 재직 시 김문기를 몰랐다고 말한 것을 통째로 김문기와 모든 관계를 부정하는 것처럼 해석한다”고 주장했다. 1심에서는 ‘김문기와 해외에서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부분만 유죄로 봤다. 나머지 발언에 대해서는 이 대표가 김 전 처장과의 교유 행위 자체를 부인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 대표 또한 이날 “질문 자체도 비논리적인 부분이 있지 않았나”는 변호인 측 질문에 “그 얘기는 얘기할 때마다 열불 나고 속이 터지는 일이지만 참고 견디는 상황이었다”며 “의혹을 제기하는 질문 자체가 부당하고 그렇다”고 답했다.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백현동 부지 변경 과정에서 국토교통부 압박’ 관련 발언도 재판의 핵심이다. 이 대표 측은 발언의 고의성이나 허위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2심에서 재판부에 신청한 증인 3명 모두 백현동 발언과 관련한 증인이었다. 이 대표도 이날 피고인 신문에서 “정부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의무 조항이고 이를 바탕으로 시를 압박하는 입장이었다”며 “정부의 말대로만 할 수 없었기에, 주거용 용도 변경 방법을 찾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재판부가 김 전 처장 관련 발언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지적한 반면 백현동 발언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는 점은 이 대표 측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이다. 아울러 신청한 증인 3명도 국토부에 협박을 받은 적 있느냐는 질문에 “모른다”고 일관되게 답했다.
양형도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부분이다. 검찰 측은 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죄는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보는 반면 이 대표 측은 생방송 발언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입장이다. 이날 검찰 측 양형 증인으로 나온 김성천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남의 말을 잘 믿고, 언론을 통해 전파된 내용은 진짜 사실이라 믿는 경향이 있다”며 허위 발언을 양형 가중요소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 측 증인인 정준희 한양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겸임 교수는 “선거인들은 방송 토론을 보고 정보로 판단하기보다는 후보자의 분위기·태도·신뢰성 문제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며 생방송 토론에서 후보자의 발언 공표 효과가 예전에 비해 줄었다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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