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만에 보물에서 국보로 승격된 경남 합천 해인사 영산회상도의 국보 승격 기념식이 18일 해인사 성보박물관에서 열렸다.
합천군과 해인사에 따르면 조선 후기 후불도인 해인사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는 1997년 보물로 지정됐다가 지난해 12월 국가유산청이 국보로 지정했다. 영산회상도는 영산(영축산)에서 석가모니가 제자들에게 법화경을 설법하는 장면을 그린 불화로 1997년 보물로 지정된 후, 3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 국보로 승격됐다. 2002년 성보박물관으로 옮기기 전까지 해인사 대적광전 우측 벽에 걸려 있었다.
영산회상도는 화면 하단의 1729년(조선 영조 5년)이라는 제작 연대와 의겸을 비롯한 제작한 승려를 명확히 알 수 있는 작품이다. 제작 책임자 격인 의겸을 붓의 신선인 ‘호선’이라는 특별한 호칭으로 기록해 그의 뛰어난 기량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비단 바탕에 채색으로 석가여래가 설법하는 장면을 묘사했는데 가운데 석가여래는 크게 부각시키고 나머지 도상들은 하단에서부터 상단으로 갈수록 작게 그려 상승감을 표현했다. 불·보살의 얼굴과 신체를 금으로 칠하고 불·보살을 포함해 모든 존상의 복식 문양을 가는 금선으로 세밀하게 표현해 화려함을 더하는 등 예술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행사에는 최응천 국가유산청장과 해인사 혜일 주지스님, 해인사 성보박물관장 현석스님, 박명균 경상남도 행정부지사 등이 참석했다.
김윤철 군수는 “국보 승격이 지닌 의미를 되새기며 그 문화적 가치를 널리 알리고 보존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문화유산의 체계적인 보존과 연구로 국보 및 보물의 가치를 높이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해인사 영산회상도의 국보 승격으로 합천군이 보유한 국보는 7점이 됐다. 나머지 6점은 합천 해인사 △대장경판 △장경판전 △고려목판 △건칠희랑대사 좌상 △법보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및 복장유물 △대적광전 목조비로자나불 좌상 및 복장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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