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울산 온산공단에서 발생한 유류 저장탱크 폭발·화재 사고로 30대 작업자 1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불길은 잡혔으나 안정화 작업에 많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폭발 사고는 이날 오전 11시 15분께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 처용리에 위치한 유나이티드터미널코리아(UTK) 공장에서 발생했다. 유나이티드터미널코리아(UTK)는 액체화물 저장용 탱크 64기를 보유한 종합 액체 화물터미널이다. 화재가 난 저장탱크 주변에는 위험물질인 윤활유, 바이오디젤 등이 저장된 탱크가 줄지어 있다.
사고는 오전 11시 15분께 외부업체 작업자 2명이 솔벤트 130만ℓ가 들어있는 탱크(높이·둘레 각각 14.6m, 용량 250만ℓ) 상부에서 해치를 열어 샘플링 작업을 하던 중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물질은 페인트, 잉크 등을 생산 시 희석제로 사용되는 알콜과 에테르 성분의 위험물질로 인화점이 낮다.
불길은 순식간에 커졌으며, 사측 관계자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작업자 2명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 상태였다. 1명은 전신 골절을 입어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이송됐으나 수술 중 사망했다. 1명은 찰과상으로 병원에 이송됐으며 중상으로 분류됐다. 2명 모두 30대 초반이다. 14.6m 상부에서 불길을 피해 내려오는 과정에서 부상을 당한 것으로 파악된다.
불이 나자 소방 당국은 소방대원 230여 명과 소방차 등 장비 44대를 동원해 진화에 나섰으며, 한때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대응 2단계는 소방서 8∼14곳에서 51∼80대의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이다.
폭발·화재가 난 탱크 주변에는 위험물질이 저장된 다른 탱크가 줄지어 있는 상황이어서 소방 당국은 불이 확산하지 않도록 하는데 중점을 뒀다. 소방 당국은 대용량 방사포를 활용해 유류화재 진압때 사용하는 화학물질인 수성막포를 살포했다. 방사포 차량 투입 15분 만에 큰 불길을 잡았다. 1분에 소방용수 7만 5000ℓ를 뿌릴 수 있으나, 준비 시간이 있어 오후 1시 33분께 초진됐으며, 오후 2시 19분께 완진됐다. 화재가 발생한 탱크의 현재 잔존량은 50%로 향후 잔존량을 소각하는 방법으로 마무리할 계획이다.
불이 나자 경찰은 육상에서 차량 통제를 하고 있으며, 해경 또한 인근 선박을 안전장소로 이동하도록 조치했다. 또 오염물질의 해상유출을 대비해 오일펜스를 설치했다.
이날 폭발·화재로 현장으로부터 직선거리로 10㎞ 이상 떨어진 울산 도심에서도 검은 연기가 목격돼 울산소방본부에는 20건 넘은 관련 신고가 들어오기도 했다.
울산시는 재난안전문자를 통해 차량 우회와 함께 인근지역 시민에게 “연기를 흡입하지 않도록 창문을 닫고 안전에 유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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