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화장이 너무 짙지 않은가.’
‘손톱의 길이는 적당한가.(1mm 이내)’
‘매니큐어는 핑크색 계통에 한해 허용.’
한국마사회시설관리가 마련한 여성직원을 대상으로 한 용모·복장 매뉴얼이 성차별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직원들의 단정한 용모와 복장을 위한 규정이라도 남성과 달리 액세서리 갯수, 화장 정도까지 과도하게 정했다는 것이다. 이 매뉴얼로 여성직원들이 관리 감독을 받고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란 지적이다.
7일 전국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성명서에 따르면 마사회시설관리는 작년 6월 고객응대 표준매뉴얼을 만들어 직원들이 따르도록 했다.
이 매뉴얼은 머리스타일, 화장, 액세서리, 복장, 손, 양말 등 20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매뉴얼은 남성용과 여성용으로 나눠 제작됐다.
공공운수노조가 지적하는 부분은 남성 매뉴얼에 비해 여성 매뉴얼이 지나치게 세분화되면서 성차별적 요소가 있다는 점이다. 예컨데 손은 남성의 경우 청결하고 손톱이 길지 않으면 된다. 반면 여성은 손톱의 길이를 1mm 이내로 정하고 매니큐어 색도 핑크색 계통을 권장했다. 립스틱 색도 ‘적당해야 한다’는 기준을 뒀다. 여성은 목걸이를 착용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목걸이를 착용하려면 팬던트 크기가 1cm 이하인 1개만 가능하다. 귀걸이도 귓볼 밑 1cm 이하 형태로 1개만 착용할 수 있다.
공공운수노조는 이 매뉴얼이 현장에서 여성 직원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공공운수노조는 “관리자들이 현장 여성노동자들에게 ‘머리 묶고 일해라’ ‘매뉴얼에 맞지 않는 귀걸이를 빼라’는 등 트집을 잡는다”며 “한국마사회지부는 매뉴얼 시정을 위해 1인 시위 등 집회를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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