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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보기금 4조 적자인데…"자발적 이직자에도 실업급여 주자"

[작년 실업급여 지급액 최대]

노동부, 내년 상반기 도입 검토

재정 악화 우려…개선책은 없어

"급여 하한액 조정 시급" 지적도

지난달 31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방문객들이 실업급여 상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구직급여(실업급여) 지급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정부가 실업급여 적용 대상을 넓히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재원인 고용보험기금의 재정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고보기금은 약 4조 원의 적자 상태에 놓여 있어 실업급여 확대 정책이 재정 부담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노동부는 내년 상반기 시행을 목표로 자발적 이직자에게 생애 1회 실업급여를 지급하는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비자발적 이직자만 받을 수 있었던 실업급여 대상을 자발적 이직자까지 확대하는 방안으로 노사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제는 제도 시행 방식이다. 자발적 이직자에게 기존 실업급여와 동일한 수준의 급여를 지급할 경우 고보기금 재정 건전성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고보기금 실업급여 계정 적립금은 약 3조 6000억 원이지만 공공자금관리기금 예수금 약 7조 7000억 원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는 약 4조 2000억 원의 적자 상태다. 감사원은 최근 고보기금 감사보고서에서 “대규모 고용위기 발생 시 대응 여력이 낮아 기금의 지속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재정 악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노동부는 뚜렷한 재정 개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고보기금 재정 건전성 종합 대책은 2021년 9월 이후 중단됐다. 당시 노동부는 실업급여분 고용보험료율을 1.6%에서 1.8%로 인상했지만 고보기금 적자는 2021년 약 3조 2000억 원(추정치)에서 3년 만에 4조 2000억 원으로 오히려 1조 원가량 늘었다.

제도 개선 과제로는 실업급여 하한액 조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업급여 하한액은 최저임금의 80%로 설정돼 있어 수급자의 실업급여 의존도를 높인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감사원에 따르면 하한액 수급자의 수급 기간 중 재취업률은 2023년 기준 25.8%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실업급여 반복 수급자는 2018년 8만 6000명에서 2023년 11만 명으로 약 28% 증가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실업급여 하한액이 빠르게 오르면서 상한액을 역전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노동부는 이를 막기 위해 올해 실업급여 상한액을 전년 대비 3.18% 인상했다. 고보기금 재정이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하한액 연동 구조로 인해 실업급여 총지출이 늘어나는 결과를 낳은 셈이다. 노동부는 지난해 말 노동계·경영계·전문가가 참여하는 고용보험 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자발적 이직자에 대한 실업급여 지급이 고보기금 재정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기존 실업급여 제도와 분리 운영하는 방안 등 다양한 대안을 TF에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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