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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거장의 수려한 필·묵…전통미술과 현대미학 잇다

■S2A '필과 묵의 세계' 기획전

정선·김정희·윤형근 대표작 한자리

3인 예술세계와 함께 연결고리 조명

겸재의 '연강임술첩' 10년만에 공개

추사의 '대팽고회' 등 40여점 전시


18세기의 화가 겸재 정선, 19세기의 서예가 추사 김정희, 20세기의 추상화가 윤형근.

다른 시대, 다른 방식의 예술을 구사한 세 명의 거장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필과 묵’이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S2A갤러리에서 4일부터 3월 22일까지 이들의 대표작들을 ‘필획’이라는 주제로 만나볼 수 있는 흥미로운 전시가 열린다. ‘필(筆)과 묵(墨)의 세계: 3인의 거장’ 전시다. 이 전시는 한국 전통 예술과 현대 미학을 잇는 세 거장 겸재 정선, 추사 김정희, 윤형근의 연결고리를 탐구하고 예술 세계를 조명하는 자리다. 갤러리는 ‘현대미술과 고미술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전시’를 기획하기 위해 주요 미술관과 갤러리를 통해 겸재 정선의 ‘연강임술첩’, 추사 김정희의 ‘대팽고회’, 윤형근의 ‘Burnt Umber’ 등 40여 점을 대여해 한 자리에 모았다.

겸재 정선, ‘연강임술첩’. 사진 제공=글로벌세아 S2A




겸재 정선의 ‘연강임술첩’은 10년 만에 대중 앞에 공개되는 작품으로 진경산수화의 정수를 보여준다. ‘연강임술첩’은 임술년 연천강에서의 뱃놀이를 그린 화첩으로 그림 두 폭과 표지, 발문으로 구성돼 있다. 그림은 우화정에서 배를 타는 ‘우화등선’과 웅연에서 닻을 내리는 ‘웅연계람’이며 발문은 그림을 그리게 된 경위를 겸재가 직접 쓴 것이다.

전시장에서는 ‘연강임술첩’ 외에도 산수화, 화조영모화 등 다채로운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정선은 대상을 정확하고 감동적으로 표현한 화가로 그의 진경산수는 우리나라 산천의 풍경을 생동감 있게 포착해 사실적인 표현에 예술적 깊이를 더한 조형 세계로 높이 평가 받는다. 또 그의 필법과 묵의 기법은 섬세하고 다채로워 작품에 독창적인 미학적 가치를 부여하며 특유의 미적 감동을 극대화한다. 전시장 입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수송영지도(壽松靈芝圖)’는 겸재의 필치가 무르익은 60대의 굳센 필획이 구사될 때 제작한 작품이다. 수령이 수백 년 된 소나무의 늠름한 자태를 그린 이 작품은 조선 소나무의 굳센 생명력과 함께 흐드러진 자태의 멋을 그대로 보여준다. 여기에 싱싱하게 자란 영지버섯을 곁들여 장수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았다.



추사 김정희, ‘대팽고회’. 사진 제공=글로벌 세아 S2A


전시장 입구에서는 추사 김정희의 ‘대팽고회’도 만나볼 수 있다. 추사 김정희는 고전에 기초를 두면서도 새로운 서풍을 창안하며 독창적인 서예를 확립한 예술가다. 그는 개성과 다양성을 지닌 필획을 구사하며 서예 본연의 추상적 성격을 깊이 탐구하고 발전시켰다. 추사는 옛 비문 글씨에서 유래한 예서체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조형미를 서예에 구현했고, 단순히 과거를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고전으로 깊이 들어가 새로움을 창조하는 입고출신의 정신에서 비롯된 예술적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대련, 횡액, 시고, 간찰 작품이 시대별·형식별로 소개된다. 특히 추사의 간찰 39세(중년), 62세(제주 유배 시절), 71세(과천 시절) 시기의 작품이 출품돼 추사체의 변천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윤형근, ‘Burnt Umber’. 사진 제공=글로벌 세아 S2A


전시는 이들의 동양 미학과 정신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윤형근의 추상 미술로 넘어간다. 윤형근은 동양 전통의 필획 조형미를 추구하며, 필과 묵을 최소화해 최대한의 조형 효과를 이끌어내는 독특한 조형 세계를 구축해왔다. 그의 작품은 선과 면으로 단순화된 구성을 특징으로 하며 채색은 다색(암갈색)과 청색(군청색)이라는 단색조로만 이루어져 있다. 그럼에도 그 미묘한 번짐 효과와 질감은 단순한 형식을 넘어 깊이와 아름다움을 창출하고, 동양적 미학이 가미된 순수 추상미술의 정수를 극대화한다.

이번 전시 기획에는 한국 미술사학자이면서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저자로 유명한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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