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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비수기에 계엄까지… 12월 외국인 관광객 9만명 감소

일본인 관광객 11월보다 26.2% 급감

계엄 관련 안전·관광지 운영 문의 속출

코로나19 이전 수준 회복 흐름 깨져

업계 "봄 시즌 신규 여행객 확보 걱정"

22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에서 마스크를 쓴 외국인 관광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의 여파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눈에 띄게 감소한 것이 숫자로 확인됐다. 겨울철 관광 비수기인 데다 비상계엄에 따른 불안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정국 불안이 계속될 경우 봄 시즌부터 외국인 관광객 확보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1일 한국관광공사의 2024년 관광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127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전월인 지난해 11월의 136만여 명에 비해 9만 명(6%)가량 감소했다. 특히 일본인 관광객 수가 11월 34만여 명에서 12월 25만 1000명으로 26.2% 급감했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해 초부터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추세였지만 비상계엄으로 이 같은 흐름이 깨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동월과 비교한 외국인 관광객 회복률은 90%를 넘어서기 시작해 지난해 9월 100.3%까지 올랐지만 12월에는 87.2%까지 하락했다.

통상 관광 업계에서 11~12월은 비수기에 속한다. 겨울철 추운 날씨로 관광객이 줄어드는 데다 단체관광객을 유치하는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행사도 끝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12·3 비상계엄으로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한국 여행은 위험하다”는 불안감이 더해졌다.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던 사우디아라비아 왕자 일행의 여행이 무산되는가 하면 국내 주요 5성급 호텔에서도 10여 건의 예약이 취소되는 등 여행 취소 사례가 이어졌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도 크게 불안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1330 관광통역안내’에서는 지난해 12월 ‘계엄령’ 관련 문의가 새롭게 등장했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1330에 계엄으로 인한 안전 여부, 시위·집회 주변 관광지의 안전 여부 등을 물어본 것이다. 문의의 절반 이상은 영어권 방문객이었다.



업계에서는 한 달 새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감소 폭이 크지는 않지만 올해 봄까지 탄핵 정국이 어떻게 이어질지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비상계엄 이후 서부지법 폭동 사태가 발생했고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심리하는 헌법재판소 앞에서도 시위가 이어지는 등 불안한 모습이 계속 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봄 시즌 여행 상품의 예약률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방한 관광객 규모가 크게 줄지 않은 것은 개별 여행객이 뒤받침됐기 때문”이라며 “1월까지는 취소 수수료 부담으로 방한을 취소하는 사례가 많지 않았지만 봄부터는 신규 예약을 확보하는 게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전체 외국인은 총 1637만 명으로 2019년에 비해 94% 회복했다. 중국(460만 명), 일본(322만 명), 대만(147만 명), 미국(132만 명), 홍콩(57만 명) 순으로 한국을 많이 방문했다. 반면 지난해 해외로 나간 한국인은 2869만 명으로 2019년(2871만 명) 수준을 회복했다. 지난해 12월에만 해외여행을 떠난 한국인은 272만 명으로 코로나 이전보다 16%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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