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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김정일 생일이 최대 명절인 北, 설도 쇨까?

과거 음력설 폐지했다가 부활

우리처럼 설빔 입고 세배해

떡국 먹고 민속놀이도 하지만

명절 맞아 김부자 동상 헌화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해 2월 10일 설 명절을 맞아 세배와 설빔 등 민속 전통 문화를 소개했다. 노동신문 뉴스1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북한도 설을 쇨까. 쇤다. 차례도 지내고 세배도 한다. 다만 임시공휴일까지 합쳐 일주일에 가까운 연휴를 즐길 수 있는 우리와는 달리 설 당일 하루만 쉴 수 있다. 북한은 과거 음력설을 폐지하기도 했다.

28일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음력 1월1일을 ‘설 명절’로 기념하고 있다.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북한은 일제 해방 이후 민속 명절을 봉건 잔재로 간주한 김일성 주석의 지시에 따라 설과 추석을 명절로 취급하지 않았다. 그러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체제 수호를 위해 강조한 ‘우리민족제일주의’의 일환으로 민속 명절 복원 지시를 내리면서 1989년부터 다시 설을 쇠기 시작했다. 다만 우리는 설 당일 전휴로 3일 간 쉴 수 있으나 북한은 대체 휴일 없이 설 당일 하루만 공휴일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해 2월 11일 "수도의 거리에 펼쳐진 불야경"이라면서 평양의 야경 사진 7건을 게재했다. 노동신문 뉴스1


북한 당국은 설을 조상뿐만 아니라 김일성·김정일의 업적을 기리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충성심을 다지는 선전의 계기로 활용한다. 북한 주민들에게는 설 즈음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있는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이나 만수대언덕 등 각지의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찾아 헌화하는 게 관례다.

거리의 풍경도 다르다. 많이 사라졌지만 귀성·귀경 행렬로 ‘민족 대이동’ 문화가 남아있는 우리와는 달리 북한은 이동의 자유가 제한돼 통행증을 받아야만 거주지 외 다른 지역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명절이면 대부분 가게가 문을 닫고 쉬는 우리와 다르게 북한 식당은 설음식을 먹으러 오는 손님들로 붐빈다. 옥류관·청류관 등 유명 음식점은 물론 지방 급양봉사기지들은 다양한 설 명절 음식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설날 명절음식으로는 떡과 만두, 지짐(부침)류, 고기구이, 수정과 등이 대표적이다. 떡국에는 꿩고기를 넣고 끓이는데 꿩이 없으면 닭고기를 대신 쓰기도 해 ‘꿩 대신 닭’이라는 말이 나왔다는 후문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해 2월 11일 전국 각지에서 설 명절을 맞이하는 모습을 보도했다. 전날 김일성 광장에서는 전국학생소년들의 연띄우기 경기가 진행됐으며, 평양시·자강도·강원도·함경북도·개성시 등에서는 학생 소년들의 민속놀이들이 진행됐다고 한다. 노동신문 뉴스1


음력설을 더 크게 지내는 남한과 달리 북한 주민은 대부분 양력설에 차례와 세배를 드리는 것도 차이점이다. 통일부에 따르면 새해 인사를 담은 연하장은 1년에 한 번 주로 양력설에 보낸다. 최근에는 휴대전화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음력설에도 새해 축하 인사를 보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에서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보다 ‘새해를 축하합니다’라는 인사말이 보편적이다. 세배 답례로 음식과 학용품 등 선물을 주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남한의 세뱃돈처럼 현금으로 답례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한다.

설날 민속놀이는 윷놀이와 장기, 널뛰기, 연날리기 등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명절 분위기를 내기 위해 각 기관·기업소, 극장, 영화관, 식당들은 다양한 모양의 ‘불장식(조명)’을 켜기도 한다. 국립교향악단, 국립교예단, 국립민족예술단이 주최하는 음악회나 단막극 등 설 기념 공연도 열린다.

북한에서 설보다도 더 큰 명절은 김일성 주석(4월15일)과 김정일 국방위원장(2월16일)의 생일이다. 각각 ‘태양절’과 ‘광명성절’이라 부른다. 북한은 이들의 생일을 “민족 최대의 경사스러운 명절”로 기념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해 2월 11일 "설 명절을 맞아 일꾼들, 근로자들, 인민군 장병들, 청소년학생들이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동장에 꽃바구니를 진정했다"라고 보도했다. 노동신문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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