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밤 김해공항에서 홍콩으로 출발하려던 에어부산 항공기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나 탑승객 176명 전원이 무사히 대피했다. 이번 사고는 약 한 달 전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 이후에 일어난 아찔한 사고로 항공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부산소방본부와 강서소방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26분께 이륙 준비 중이던 에어부산 항공기(에어버스 321) BX391편 꼬리 부분(후미)에서 불이 났다. 기장을 포함한 운항·기내승무원 6명과 승객 170명(탑승 정비사 1명)은 비상 탈출했으나 이 과정에서 3명은 경미한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륙 전 계류장에서 난 불은 약 1시간 10분 만인 오후 11시31분께 모두 꺼졌다. 이 불로 대부분 소실된 해당 항공기는 기령(비행기 사용 연수) 17년3개월인 것으로 확인됐고 사고 이력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초 신고는 해당 항공기에 탑승한 승무원이 관제탑으로 이 같은 사실을 알리면서 119로 전해졌다.
소방본부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다행히 긴급 환자는 없는 상태”라며 “빠른 시간 내에 유관기관 합동감식 등을 통해 화재 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는 사고 발생 직후 항공사고조사관 3명을 사고 현장에 급파해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항철위는 “지난달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조사와 이번 사고 조사를 동시에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후미에서 난 불이 동체로 빠르게 옮겨 붙자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소방인력과 장비를 최대한 동원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대응 1단계는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는 경보령이다. 이번 사고로 인해 김해공항의 일부 항공편이 지연됐으며 사고 여파로 공항 운영 상황에 대한 추가 점검이 진행 중이다.
이번 사고는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 이후 약 한 달 만에 일어났다. 당시 태국 방콕에서 출발한 제주항공 항공기가 무안국제공항 착륙 과정에서 사고를 당해 181명의 탑승객 중 179명이 숨지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대한민국 민간 항공 역사상 최악의 사고이지만 사고 원인에 대한 세부적이고 정확한 분석과 검증에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이다.
제주항공과 에어부산의 연이은 항공기 사고로 인해 항공 안전 우려와 함께 관계 당국의 철저한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근본적인 안전 문화 개선과 함께 투명한 정보 공개, 철저한 사고 조사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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