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차기 총리 후보인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전 부총리 겸 재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맞대응 카드를 제시했다.
블룸버그통신 드에 따르면 프릴랜드 전 장관은 27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현명한 대응은 아픈 곳에 보복하는 것”이라며 “반격은 일대일 맞대응 방식으로 정확하고 고통스럽게 표적을 설정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플로리다 오렌지 재배자, 위스콘신 낙농가, 미시간 식기세척기 제조업체 등이 표적이 될 수 있다”며 “이제 캐나다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조치에 수반될 구체적인 비용을 미국인들에게 분명히 알려줄 때”라고 강조했다.
캐나다는 그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위협에 대응할 보복 관세를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구체적 부과 대상 목록을 공개하진 않았다.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캐나다산 철강 등에 추가 관세를 발표했을 당시에는 미 연방 상·하원의장의 고향 특산품인 요구르트, 위스키 등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계획이 나온 바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와 무역 협상을 주도했던 프릴랜드 전 장관은 집권 자유당 대표를 뽑는 선거에 출마한 상태다. 프릴랜드 전 장관은 당 대표로 선출돼 총리가 된다면 취임 첫날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한 정상회담을 개최할 것이라는 계획 역시 밝혔다. 그는 멕시코와 덴마크, 파나마,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이 모이는 정상회담을 소집해 “주권과 경제에 대한 도전에 대한 공동 대응을 조율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회사가 캐나다의 연방 조달 계획에 입찰하는 것도 금지할 뜻도 밝혔다. 프릴랜드 전 장관은 “트럼프는 우리가 팔릴 수 있고 우리를 밀어붙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캐나다를 위해 싸우기 위한 진지한 계획이 요구되는 순간”이라며 “강력한 보복 계획은 현재 트럼프에 맞설 수 있는 최선의 방어책이자 가장 효과적인 도구”라고 말했다.
프릴랜드 전 장관은 트럼프의 관세 위협 대응을 두고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 충돌한 뒤 지난달 사임했다. 이후 트뤼도 총리가 사퇴 의사를 밝히자 여당 대표 선거전에 참전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 총재를 거쳐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를 지낸 마크 카니도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최근 퀘벡의 대미(對美) 수력 수출 중단도 보복 카드로 쓸 만한 방안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캐나다 자유당 대표 선거는 3월 9일 치러진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