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주력 방산 수출 품목인 ‘K9 자주포’의 베트남 수출이 임박했다.
20일 관련 업계 및 방산 당국에 따르면 한국과 베트남은 한국산 K9 자주포의 베트남 수출을 위한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이르면 다음 달에 계약이 성사될 것으로 전망된다.
계약 물량은 K9 자주포 약 20문으로 수출 금액은 3억 달러(약 4370억 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계약이 성사된다면 세계 자주포 시장의 절반가량을 차지한 K9 자주포가 동남아시아에 처음 진출하게 된다.
베트남이 K9 자주포를 도입하면 한국을 포함해 세계 열한 번째 ‘K9 유저 클럽’ 국가가 된다. 특히 국산 무기가 베트남으로 처음 수출되는 사례가 된다. 베트남에는 과거 한국이 퇴역한 초계함을 무상 공여한 적이 있지만 무기를 판매한 경우는 없다. 게다가 K9 자주포의 베트남 수출은 공산주의 국가로 사상 첫 K방산 수출이라는 기록도 쓰게 된다.
그동안 국내 방산 업계는 해외시장을 개척하면서도 암묵적으로 공산주의 국가와 군부 정권 등과는 거래를 자제해왔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전략 경쟁이 격화하고 국제정치 지형이 바뀌며 베트남 측이 K9 자주포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2023년 2월 판반장 베트남 국방부 장관이 방한해 한국군 지상 전력 핵심인 제7기동군단에서 K9 자주포 등을 둘러보고 제작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찾아 브리핑을 듣는 등 한국산 무기 체계에 높은 관심을 드러낸 지 2년 만이다. 방산 업계의 한 소식통은 “수출 물량은 20문가량으로 양국 간 협상이 잘 마무리되면 2월 계약 체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