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한 것과 관련해 경찰의 소홀한 집회 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최근 지지자들의 시위가 과격해진 가운데 당일 구속 영장 심사가 이뤄지는 과정에서도 경찰 폭행과 법원 월담 등 폭동 조짐이 있었던 만큼 경찰이 법원 경비를 더 강화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서울 서부지법을 침입해 폭동을 일으킨 윤 대통령 지지자 86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폭동이 3시간여 동안 지속된 만큼 검거 인원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헌정사에서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시위대의 법원 난입 사건은 결국 법치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특히 당일 대규모 경력을 투입했음에도 경찰의 법원 경비 체제에 문제가 있었다는 쓴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경찰은 윤 대통령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되던 전날 오후 3시 기준 경찰 기동대 60여개 부대 약 3600명을 대대적으로 서부지법 인근에 배치했다.
하지만 경찰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부지법 청사를 에워싸고 장시간 과격 시위를 하도록 방치했다. 또 경력 대부분이 서부지법 정문 앞에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법원 후문쪽 경계가 취약해졌다.
실제 법원 습격 전에도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경계가 허술한 서부지법 후문 쪽으로 침입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신원 미상 남녀 18명은 전날 법원 월담을 강행해 경찰에 체포됐다.
윤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이후 경찰 대응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전날부터 법원 인근 도로를 점거하고 위험천만한 행위를 이어온 점을 볼 때 선제적으로 기동대를 법원에 투입해 폭동을 막아야 했다는 목소리가 크다. 지지자들은 이날 오전 3시께 윤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소식을 듣고 격분해 경찰 저지선을 뚫고 법원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경찰은 이들의 난입이 시작된 지 11분 만인 오전 3시 32분께 뒤늦게 기동대 1400명을 동원해 폭동세력 진압에 나섰다. 지지자들이 법원에 난입해 무분별하게 폭력행위를 벌이면서 경찰은 진압에 상당히 애를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폭동 2시간 30여분 만인 오전 6시께 법원에 침입한 지지자들을 진압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기동대 17개 부대를 서부지법 청사 인근에 배치해 경비를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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