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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참사…우리 모두의 시간은 비통함 속 2024년 12월 29일에 멈춰 있다"

■눈물 바다·슬픔으로 가득찬 합동추모식

연신 눈물 훔친 김영록 전남도지사 추모사

"유가족 지원·재발방지 대책·특별법" 다짐

유족 대표 "참사 원인 명확하게 밝혀 달라"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합동 추모식이 18일 엄수된 가운데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유가족 자녀들의 마지막 편지 낭송을 들으며 연신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 제공=전라남도




“해가 바뀌고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지 3주가 흘렀지만 가족들과 우리 모두의 시간은 비통함 속에 2024년 12월 29일에 멈춰 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18일 무안국제공항 여객터미널에서 진행된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추모식에서 연신 눈물을 훔쳤다. 그는 이날 추모사에서 “전남도는 함께 아파하고 기억하면서 유가족 돌봄·생계 지원 등에 정성을 다하고, 정부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특별법 제정에 힘을 모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했다.

이어 “179명 모든 희생자의 기억과 추억은 가족들과 함께 영원히 추모하는 방식으로 우리 곁에 머물게 될 것”이라며 “이제 우리는 크나큰 아픔을 넘어 치유와 희망의 2025년을 맞고자 한하다”고 강조했다.

추모사에서 박한신 유가족 대표는 “그들이 세상을 떠난 지 20여 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함께 생활하는 것 마냥 그분들의 체취가 어른거린다”며 “그분들의 꿈은 이제 멈춰버려 남은 저희의 몫이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억울하게 돌아가신 희생자들의 한을 풀도록 하나의 거짓도 숨김도 없이 참사 원인을 명확하게 밝혀 유가족과 국민께 설명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합동추목식 말미에 열린 ‘희생자에게 보내는 편지 낭독’이 이어지자 오열로 이어졌다.

故 윤석호 님 딸 윤나리 씨는 아빠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못다한 말을 전했다. “부끄럽고 쑥스러워 말 못 했지만 서른 넘은 딸 공주라고 불러줘서 고마워요. 저희 아빠로, 로아의 할아버지로 계셔줘서 정말 고마워요. 아빠는 떠나시는 날까지 제일 멋진 아빠였어요. 사랑해요. 아빠….”

故 김영준 님의 딸 김다혜 씨도 아빠에 대한 추억을 되새기며 보고 싶음을 나타냈고, 故 박현라 님의 남편 김성철 씨도 아내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한 눈물 젖은 편지를 읽으며 추모식장을 숙연하게 했다.

합동 추모식에는 박한신 유가족 대표를 포함한 유가족 900여 명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각 부처 장관, 국회의원, 김영록 전남도지사와 강기정 광주광역시장, 각 지자체장 등 2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공연, 헌화·분향, 추모사, ‘기억의 시간’, 추모곡 공연 등 순으로 진행됐다.

추모행사는 그동안 사고 수습과 유가족 지원에 애쓴 정부와 지자체, 자원봉사자 등에 대한 유가족들의 감사 인사를 끝으로 막을 내렸고, 이후 유가족들은 사고 현장을 방문해 애도하며 다시 한번 희생자의 평안한 안식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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