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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은 싫어’ 울산 문수축구장 정치색 논란 일어

문수축구경기장 3층 관람석 4색→적·청 조합 교체 계획

홈팬, 적색은 오랜 라이벌 포항스틸러스 팀컬러 “안 돼”

야당 “시 행사·홍보물 등이 빨강색 위주로 진행…멈춰야”

울산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울산 HD FC 서포터즈가 9일 시의회 프레스룸에서 문수축구경기장 관중석 색상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제공=울산시의회




울산시가 문수축구장의 오래된 관람석을 교체하는데 정치적 논란까지 일고 있다. 굳이 빨간색을 해야 하겠느냐는 지적인데, 울산시는 예상치 못한 논란에 당황해하고 있다.

9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울산시설공단은 오는 3월까지 20억 원을 들여 문수축구장 3층의 오래된 1만 5694석 관람석을 교체할 계획이다. 2002년 월드컵 개최를 위해 건립된 문수축구장은 1층 관람석은 2016년 12월, 2층은 2022년 2월 교체했다.

문제가 된 것은 관람석 색상이다. 사업주체인 울산시설공단은 적색과 청색, 초록과 노랑 등 4색으로 구성된 기존 색상을 청색과 적색을 순차적으로 섞어(그라데이션) 구성할 계획이었다.

문수축구경기장 관람석 교체 계획안. 3층 노후 관람석을 기존 적색과 청색, 초록과 노랑의 4색에서 청색과 적색 2색으로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그림=울산시


그런데 울산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손근호, 손명희 의원 2명이 울산 HD FC 서포터즈와 함께 9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울산 HD FC의 주 팀컬러는 청색인데, 동해안더비라 불리며 울산의 오래된 라이벌인 포항스틸러스의 팀컬러인 적색이 들어가 있다는 이유다.

지난해 7월 리모델링이 예정된 울산 문수경기장 관람좌석 중 3층을 빨간색으로 교체한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팬들이 항의했으나 울산시와 울산시설공단은 ‘검토 중이다’, ‘협의 단계다’라며 일축한 뒤 더 이상의 소통과 논의 없이 철거 공사가 진행하는 것에 대한 불만도 크다.



손 의원 등은 기자회견에서 “철거공사가 진행 중이라는 것은 철거가 끝난 뒤 설치할 관람석의 색상도 정해졌다는 이야기지만 현재 울산시는 축구팬들에게 어떠한 공식적인 발표도 없었다”라며 소통 부족을 지적했다.

더 나아가 이들은 “울산시장의 소속 정당 색깔이 빨강색이라 그런지 행사장이나 시 홍보물 등이 빨강색 위주로 진행되고 있기에 울산 HD FC 홈팬들이 이야기하는 문수축구장에 정치색을 입히려 한다는 의혹이 타당성이 없어 보이지도 않는다”라고 한 발 더 나아갔다.

문수축구장 관람석 교체를 두고 야당 의원과 울산 HD FC 서포터즈가 나서 기자회견까지 열자 울산시도 이날 부랴부랴 해명 자료를 내 놓았다.

울산시는 “관람석 색상 선정은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청색과 축구의 역동성을 고려한 난색의 조합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가대표 평가전 등 A매치 국제경기가 개최되는 국제규격 축구장으로 관람석 전부를 청색으로 교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해명이다. 울산시가 예로 든 것은 한국과 일본의 경기가 열릴 경우다. 대한민국 국가 대표팀 유니폼이 적색 계열인데 청색 계열인 일본을 고려해 청색 일변도인 관람석 보다는 적색이 섞여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추가 설명이다.

무엇보다 축구장 관람석 교체를 두고 정치적 해석까지 나온 것에 당황해하고 있다.

울산시 한 관계자는 “단순히 관람석 교체하는데도 이런 의혹과 반대가 나오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다”라며 “답답하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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