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2기 백악관의 군기반장이 독불장군이거나 뒷담화를 하는 사람은 백악관에서 일할 수 없다고 사전 경고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내정한 수지 와일스는 6일(현지 시간)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백악관 인사 원칙에 대해 “독불장군 스타일이거나 혼자 빛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사절”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4년간 백악관에서 일할 측근들은 트럼프 당선인을 중심으로 도는 위성일 뿐이지 스스로 빛나는 별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와일스는 “팀원에 대한 뒷담화나 특정한 결정에 대해 뒷말을 하는 것, 직장을 감정 소모의 장으로 만드는 행위는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을 달성하는 데 방해가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팀워크’를 최고의 가치로 제시하면서 “협력적이지 않고 공동 목표에 집중할 수 없는 사람은 백악관에서 일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와일스는 트럼프 당선인이 가장 신뢰하는 참모로 꼽힌다. 지난해 트럼프 당선인의 선거운동 과정에서 별다른 혼란이나 내부 잡음이 없었던 것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었던 와일스의 조직 관리 능력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와일스의 절제력도 트럼프 당선인의 신뢰를 받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와일스는 트럼프 당선인과의 대화 내용을 어떤 경우에도 다른 사람에게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 제삼자가 동석한 자리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에게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것도 자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의 팀워크를 강조하는 와일스는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지지를 받는 데 집중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그는 “과도한 규제를 철폐하고, 세금을 낮추고, 정부효율부(DOGE)를 통해 정부의 낭비를 줄이고, 국경을 봉쇄하고, 불법으로 입국한 범죄자들을 추방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26년 중간선거까지가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공화당이 상·하원의 다수당 위치에 있을 때 결과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와일스는 트럼프 당선인이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8년 전 첫 집권 때와 비교해 트럼프 당선인이 워싱턴 정치권의 제도를 훨씬 잘 이해하고 있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능력 있는 인사들을 요소에 배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와일스는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뛰어난 직업 윤리를 지닌 공복들로 채워질 것”이라면서 “부패한 연방 공무원들의 관료주의를 무너뜨리고 최고의 공공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와일스는 트럼프 당선인의 백악관 재입성에 ‘킹메이커’ 역할을 한 오랜 참모다. 2016년과 2020년 대선 당시 플로리다주에서 공화당의 선거운동을 총괄해 트럼프 당선인이 두 번 다 플로리다에서 승리하는 데 크게 기여하며 트럼프의 신임을 얻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11월 6일 대선 승리 연설에서 와일스를 연단 중앙으로 불러 치하하면서 “우리는 그녀를 ‘얼음 아가씨(ice baby)’라고 부른다”며 “수지는 뒤에 있는 것을 좋아하지만 뒤에 있을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와일스를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지명하면서 “수지는 강인하고 똑똑하고 혁신적이며 보편적으로 존경받는 인물”이라면서 “수지가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백악관 비서실장이 된 것은 그에게 걸맞은 영광”이라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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