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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수’ 김신혜 24년 만에 무죄 이끈 박준영 변호사, 알고보니 영화 ‘재심’ 주인공

박준영 재심 전문 변호사

김신혜씨 재심 재판서 무죄 판결 받아내

"재심은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아 주는 것"

'무기수' 김신혜씨가 사건 발생 24년 만에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6일 오후 광주지방법원 해남지원 법정동 앞에서 김씨 측 법률대리인 박준영 변호사가 기자들에게 소회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영화 ‘재심’의 실제 주인공인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가 또 한번 무죄 판결을 받아냈다. 친부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확정받은 김신혜씨의 재심 사건을 맡아 무죄를 끌어낸 박준영 변호사는 6일 "24년간 무죄를 주장해온 당사자의 진실의 힘이 무죄의 강력한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광주지법 해남지원에서 열린 김신혜 씨의 존속살해 사건 재심에서 무죄 판결이 내려진 직후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박 변호사는 김씨의 억울한 사정을 접하고 재심 개시 결정뿐만 아니라 재심 재판 변호를 맡아왔다. 장기간 복역 등으로 정신적 상태가 불안정한 김씨가 반복적으로 박 변호사의 선임을 취소하는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무죄를 끌어냈다.

박 변호사는 "24년 동안 독방에서 홀로 투쟁한 외로움과 방치, 절망의 결과가 지금 김씨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판결이 김씨와 그의 동생들이 삶을 회복하는 데 큰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가 출소한 후에도 이 사건이 소비되지 않고, 그의 몸과 마음에 난 상처의 회복을 위해서 우리 공동체가 함께 노력해주면 감사하겠다"고 당부했다.

박 변호사는 2007년 수원역 노숙 소녀 살인 사건 재심을 계기로 억울한 피의자들의 재심을 도맡아왔다.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 기사 살인사건, 완주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 치사사건 등 누명을 쓰고 복역한 사람들의 법률 대리인을 자처, 재심 변호를 맡아 무죄를 받아내며 ‘재심 전문 국선 변호사’로 이름을 알렸다. 그는 현재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이나 진도 저수지 살인 사건 등의 재심도 맡고 있다.



2023년 11월 9일 박준영 변호사가 전북 전주시 한국전통문화전당 공연장에서 '재심, 희망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인권특강을 하고 있다. 뉴스1


그는 2023년 11월 한 특강에서 "영화 '재심'이 개봉한 지 7년이 지났지만 지금까지도 저를 소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방송 등에 출연하는 이유에 대해 "억울한 누명을 쓴 피해자들이 제대로 된 사과를 받을 수 있는, 가해자도 제대로 반성하고 용서를 구할 수 있는 일들을 위해서”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재심을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아 주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만큼 중요한 일이며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다. 그는 "변호를 하면서 만난 분들은 대부분 소외계층이었다"며 "저의 한 순간의 도움이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시간이 되고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1년 전 “우리가 꿈꾸는 정의로운 사회가 쉽게 이뤄지지 않을지 모르지만 앞으로도 힘든 사람들을 위해 꾸준히 일하고 싶다"고 말한 박 변호사는 2025년 세초, 김신혜씨의 잃어버린 24년을 되찾아 주었다. 김신혜씨는 2000년 3월 아버지(당시 52세)에게 수면제를 탄 양주를 먹여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이 확정돼 복역하다 재심 재판을 통해 6일 무죄를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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