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음속의 12배에 달하는 속도를 갖춘 신형 극초음속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딸 주애를 대동하고 화상감시체계로 시험 발사 장면을 지켜봤다. 그러나 군(軍)은 북한 미사일이 완전한 비행 궤도를 보이지 않아 기만 가능성이 높다고 평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7일 “평양시 교외 발사장에서 동북 방향으로 발사된 미사일의 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탄두)는 음속의 12배에 달하는 속도였다”며 “1차 정점 고도 99.8㎞, 2차 정점고도 42.5㎞를 찍으며 예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비행해 1500km계선의 공해상 목표가상수역에 정확히 탄착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시험발사에 대해 “그 어떤 조밀한 방어장벽도 효과적으로 뚫고 상대에게 심대한 군사적 타격을 가할 수 있다"며 “태평양 지역의 임의의 적수들을 믿음직하게 견제하게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유사시 미군 증원 전력이 출동하는 미국령 괌까지 타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주로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을 뚫으려는 러시아·중국 등에서 연구·개발에 나섰지만 실전 사용 사례가 그리 많지 않다. 관건은 극초음속 미사일이라는 명칭에 걸맞은 비행 특성을 보였는지다.
이에 대해 우리 군은 북한의 기만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북한이 주장하는 비행거리와 2차 정점 고도 등은 기만 가능성이 높다”며 “2차 정점 고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미사일이 한 차례 정점에 도달했을 뿐 이후 하강과 추가 상승을 통한 2차 정점은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평가로, 극초음속 미사일로 보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통상 대기권 내에서 마하 5 이상 속도로 비행하는데 변칙 궤도로 움직여 현행 미사일 방어 체계로 막기는 어려워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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