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가 암 백신 개발에 성공해 내년부터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이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18일(현지 시간)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따르면 지난 15일 러시아 타스통신은 정부가 메신저 리보핵산(mRNA) 기반의 암 백신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안드레이 카프린 보건부 방사선 의학 연구센터 사장은 “이 백신은 20245년 초부터 환자들에게 무료로 배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알렉산더 긴츠버그 가말레야 국립 역학 및 미생물학 연구센터 소장은 “백신의 전임상시험에서 종양 발달과 잠재적 전이를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과학계는 이 같은 발표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킹스턴 밀스 아일랜드 더블린 트리니티대학 교수는 “임상시험 데이터를 보기 전까지는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며 “과학 저널에서도 관련 논문을 전혀 찾아볼 수 없어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밀스 교수는 “모두 알다시피 암은 여러 종류가 있다. 이 백신이 모든 암에 대한 보편적인 백신이라면 매우 회의적이고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러시아인조차도 모든 암을 치료할 수 있는 백신이 있다고 주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mRNA 백신은 신체의 면역체계가 암세포를 침습적인 것으로 인식하도록 돕는 기법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암 치료법과 관련한 mRNA 백신 개발과 임상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데이비드 젠킨스 의학 연구자선단체 라이프 아크 소아암 책임자는 “자궁경부암을 예방하는 HPV 백신처럼 암을 일으킬 수 있는 바이러스를 표적으로 삼아 암을 예방하는 백신이 이미 존재한다”고 밝혔다.
젠킨스 박사는 “mRNA 백신은 신체 세포가 특정 단백질 세포를 생성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면역체계가 이 단백질 세포를 이물질로 인식하면 관련 세포를 죽이는 면역 반응을 일으키도록 하는 것”이라며 “개인화된 백신으로서 개인의 종양을 먼저 분석한 뒤 어떤 단백질이 돌연변이 됐는지 확인하고 mRNA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치료는 개인마다 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미래 기술 포럼에 참석해 "우리는 소위 암 백신과 차세대 면역조절제 개발에 매우 가까워졌다"며 “곧 이것이 개별 치료 방법으로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당시에 언급한 백신이 어떤 유형의 암을 표적으로 삼을 것인지, 어떻게 표적화 할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