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은 환자들이 24시간 365일 언제 어디서든 의무기록 사본을 발급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13일 밝혔다.
의무기록은 환자의 병력과 병원이 치료를 위해 시행한 모든 처치를 포함한다. 환자 입장에서는 타인에게 알려지지 말아야 할 매우 민감한 개인정보다. 현행 의료법은 의료인의 환자에 대한 개인 정보보호를 명시하고 원칙적으로 환자 본인 이외에는 진료기록의 열람 및 사본 발급을 금하고 있다. 예외적으로 환자의 배우자, 직계 존·비속 및 환자가 지정한 대리인 등이 의료법에 지정된 구비서류를 지참하고 환자의 사전 동의를 받은 후 내원하면 사본 발급은 가능하다. 이 경우에도 병원을 직접 내원해 환자의 동의·위임을 증명하는 서류를 모두 제출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사실상 의무기록 사본 발급이 불가능했던 셈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런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의무기록 발급 시스템(RPA·Robotic Process Automation)을 고도화했다. 새로운 시스템은 온라인 신청 내용 확인부터 PDF 생성, 업로드, ‘환자 일치 체크 기능’을 탑재해 최종 검수까지 모든 과정을 자동으로 처리한다. 환자가 병원 운영시간에 맞춰 방문할 필요 없이 단 한번의 신청으로 의무기록 사본을 발급받을 수 있다.
기록이 미비해 발급이 지연되는 문제도 보완했다. 기록이 완성되지 않았을 경우 시스템이 자동으로 감지하고 의료진에게 기록 완성을 요청하는 메일을 발송한다. 기록이 완성되고 재발급되기까지 전 과정을 시스템이 자동 관리하는 일명 ‘자동 트래킹 사이클(Auto Tracking Cycle)’이 도입된 덕분이다.
병원은 혁신적인 시스템 도입으로 환자의 만족도가 크게 높아지는 동시에 의료진의 업무 효율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의료 서비스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해 궁극적으로 국내 의료계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를 도출하겠다는 방침이다.
이풍렬 삼성서울병원 디지털혁신추진단장(소화기내과 교수)은 “AI 기술을 접목한 의무기록 사본 발급 시스템의 고도화는 단순히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는데 그치지 않고 환자 중심의 디지털 혁신을 실현한 사례”라며 “앞으로도 첨단 기술을 통해 한자와 직원의 경험을 극대화하고 의료 서비스의 디지털 혁신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은 글로벌 주간지 뉴스위크가 9월 발표한 ‘세계 최고 스마트병원’ 순위에서 세계 18위를 기록했다. 국내 병원 중에서는 1위로 4년 연속 정상을 지켰다. 올해 초 세계 최고 권위의 의료정보통신기술(IT) 협회인 미국 의료정보관리협회(HIMSS)에서 의료 IT 인프라 표준(INFRAM) 4개 영역 최고 등급인 7등급을 획득하며 혁신성을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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