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2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12월에 치르고 고교 3학년 2학기의 출결과 내신 성적을 대입에 반영하자고 제안했다. 현재 대학 입시 일정으로 인해 고교 3학년 2학기 교육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 교육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수능 이후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이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고교 3학년 2학기 교육과정의 정상적 운영을 위해 이같은 방향의 대입제도 시기 조정 등을 교육부에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고3 2학기 출결 및 내신성적을 대입에 반영하고 수능 시행 시기를 기존 11월에서 12월로 늦추는 방안을 제언했다. 또 수시와 정시 모집시기를 통합해 고2 2학기 후반기에 통합 시행하는 방안을 논의할 필요성도 강조했다.
정 교육감은 “현재 고교 3학년 2학기 교육과정을 대입에 반영하지 않아서 교과 교육활동에 학생들의 참여 유인이 떨어진다”며 “수능 이후에는 학생 개인별 계획에 따른 교외체험학습 신청자가 급증해 교실 공동화 현상으로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입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며 “대입 전형으로 인해 고교 교육과정이 혼란을 겪지 않게 적극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해달라”고 교육부에 요청했다.
수능 이후 교실 출석률이 급감하는 현상은 매해 반복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지역 고등학교 110곳의 평균 등교율은 57.3%에 그쳤다. 서울 지역 고교 평균 등교율은 같은 해 3월 96.9%에서 10월 88.9%로 소폭 떨어졌다가 11월 수능 이후 급락했다. 학기 말로 갈수록 출석을 아예 포기하는 학생도 늘었다. 지난해 고3의 미인정 결석일은 3월 1526일에서 12월 2만 3314일로 급증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고3 2학기 운영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며 “다만 수능 연기나 대입 일정 변경은 전형 방안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복잡한 문제”라고 말했다. 수능이 12월로 연기되면 정시 일정이 촉박해 수시 전형만으로 입시를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수시와 정시 통합 방안 마련이나 대학의 3월·9월 학기제 조정도 쉽지 않은 과제라고 언급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hae@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