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의 향방을 가를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가 개최된다. 이사회 재편 여부가 쟁점으로 양측은 표심을 얻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28일 제약 업계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는 이날 서울 잠실 교통회관에서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임시 주총 주요 안건은 정관상 이사 수를 기존 10명 이내에서 11명 이내로 확대하는 정관변경의 건, 기타비상무이사 신동국 선임 및 사내이사 임주현 선임의 건 등이다.
한미사이언스는 개인 최대 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 등 '3자 연합'과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임종훈 대표 등 형제 측이 경영권 분쟁을 이어오고 있다. 3자 연합은 현재 4명 대 5명으로 구성된 이사회를 임시 주총을 통해 6대 5로 뒤집어 경영권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지난달 주주명부 폐쇄 기준 가현문화재단·임성기재단과 친인척을 제외한 3자 연합 우호지분은 33.78%, 형제 측 우호지분은 25.62%로 알려졌다. 이 외에 가현문화재단·임성기재단 8.09%, 오너 일가 친인척 3.10% 등으로 구성됐다. 한미사이언스 지분 5.89%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26일 중립을 선언하고 임시 주총 당일 찬반 투표 비율대로 보유 지분을 나눠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3월 정기주총에서 3자 연합 손을 들어준 가현문화재단(5.02%)과 임성기재단(3.07%)이 우군 역할을 하고 일부 친인척과 소액주주 지지를 받으면 3자 연합은 우호 지분 절반을 넘어설 수 있다. 이사 선임 등은 주총 출석 의결권의 과반 찬성으로 의결되는 만큼 이 경우 신 회장의 이사회 입성이 유력해진다. 형제 측은 가현문화재단·임성기재단에 ‘중립을 지킨다는 확약이 있을 때까지 기부금 지급을 보류하겠다’는 공문을 보낸 상태다.
다만 정관변경을 위해서는 출석 의결권 3분의 2 찬성이 필요하다. 소액주주 지분 대다수를 확보해야 가능한 수준으로 부결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와 글래스루이스, 국내 기관인 서스틴베스트 등이 정관변경에 대해 '반대'를 권고한 상태로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이 형제 측을 지지하는 것으로 입장을 정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사회 구성이 5대 5로 균형이 맞춰질 경우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양측은 다음 달 19일에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를 해임하는 안건 등을 둔 표 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의 지분 41.42% 보유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의 최대 분수령인 만큼 양측 고발전도 거세지고 있다. 한미약품은 서울경찰청에 한미사이언스 임종훈 대표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형제 측도 이달 3자 연합 측을 상대로 배임·업무방해 등 3건의 고발장을 제출했다. 업계에서는 이사회가 동률로 재편될 시 이사진의 임기가 만료되는 2027년 3월까지 경영권 분쟁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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