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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헤즈볼라 일단 '60일 휴전'

가자전쟁 13개월만에 성사

양측, 레바논 남부서 완전 철수

이스라엘의 레바논 자위권 보장

분쟁불씨 남아…휴전지속 의문

27일(현지 시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휴전이 발효된 후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의 한 지역에 피란길에 올랐던 주민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차량이 줄지어 서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간의 휴전 협상이 전격 타결되면서 가자전쟁 이후 13개월간 지속된 양측의 공방이 멈췄다. 양측의 휴전이 가자전쟁을 비롯한 중동 분쟁 해소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26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임시 휴전안이 미국과 프랑스의 중재로 전격 타결됐다. 휴전안이 발표된 27일 오전 4시 레바논과 이스라엘에는 이를 알리는 포성이 울려퍼졌다. 향후 60일간 양측의 공습과 교전이 전면 중단된다.

앞서 이스라엘 안보 내각은 휴전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해 찬성 10표 대 반대 1표로 승인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를 공식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휴전 합의 소식을 전하며 “적대 행위의 영구적인 중단을 목표로 한다”며 “양측의 민간인들은 곧 안전하게 지역사회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현지 매체 와이넷 등에 따르면 휴전안은 총 13가지 항목으로 구성됐다. 헤즈볼라가 레바논 남부에서 완전히 물러나도록 해 이스라엘과의 충돌을 원천 차단하는 동시에 이스라엘의 레바논 내 자위권 행사를 보장하는 내용이 골자다. 휴전안에 따라 레바논 남부에서 무기를 휴대하거나 군대를 운용하는 것은 레바논군에만 허용된다. 이를 제외한 무기 및 무기 관련 제조 시설, 모든 군사 기반 시설 및 기지는 해체된다. 레바논 남부에는 레바논군 5000명이 배치될 예정이며 이러한 내용을 제대로 이행하는지를 감독할 감시위원회가 가동된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휴전이 가자전쟁 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확산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가자전쟁을 중단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중동 지역 안정을 위한 길을 열어줄 것이라는 희망을 드러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하마스 고위 당국자는 이날 이집트 등 중재국에 휴전 합의와 포로 교환을 위해 진지한 거래를 할 준비가 됐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란 정부 역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휴전에 전격 합의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다만 휴전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이번 휴전 조건이 2006년 제2차 레바논 전쟁 당시와 큰 차이가 없어 분쟁의 불씨를 완전히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시 휴전 합의 타결 이후 수일 만에 교전이 재개된 바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역시 이날 방송 연설을 통해 헤즈볼라가 휴전안을 위반할 경우 군사 행동으로 대응할 권리를 확보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휴전 기간은 레바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국영 채널12 방송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스라엘 국민의 37%가 휴전에 찬성한 가운데 반대는 3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타냐후 총리와 연립 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극우 정치인 이타마르 벤 그비르 국가안보부 장관은 X(옛 트위터)를 통해 “(휴전은) 역사적 실수”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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