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고물가 대책을 중심으로 한 39조엔(약 353조원) 규모의 종합 경제대책을 내놓고, 이 중 약 13조9000억엔(약 126조원)을 보정예산(추가경정예산)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전체 사업과 추경 모두 지난해 경제 대책보다 덩치가 커졌다.
일본 정부는 22일 임시 각의(국무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종합 경제대책을 결정할 계획이다. 2024년도 추경예산은 일반 회계 지출(정부 직접 지출)이 13조9000억엔으로 2023년도 추경(13조1000억엔)보다 늘었다. 투·융자와 특별회계를 포함하면 재정 지출은 총 21조9000억엔까지 확대된다. 민간 투자 유도 자금을 합한 전체 경제대책 사업 규모는 39조엔으로 전년(37조4000억엔) 대비 증가했다.
일본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①일본경제·지방경제의 성장(5조8000억엔) ②물가 극복(3조4000억엔) ③국민의 안심·안전 확보(4조8000억엔)라는 세 가지 목표 달성을 추진한다. 구체적으로 2025년 1~3월 전기·가스 요금 보조를 재개하고 휘발유 보조금도 규모를 축소해 연장한다. 또한 2030년까지 반도체·인공지능(AI) 분야에 10조엔 이상을 지원하고, 연 수입 103만엔 초과 시 소득세가 과세되는 이른바 ‘103만엔의 벽’ 완화도 추진한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이날 오전 총리 관저에서 열린 정부 여당 정책 간담회에서 “경제 대책은 모든 세대의 임금, 소득을 늘리는 것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했다”며 “(28일 소집되는) 임시국회에서 추경의 조기 성립을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다. 경제대책 관련 예산 규모가 전년 대비 크게 불어나면서 재정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요미우리신문은 “2014~2019년 1조7000억~3조6000억엔이던 추경이 코로나 19 및 물가 상승 대응을 이유로 이젠 ‘10조엔 초과’가 일상화됐다”며 “재원의 대부분은 국채(차입금)에 의존할 것으로 예상돼 재정 악화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은 통상 매해 10~11월 그해 경제 상황과 사회적 요구를 반영해 종합경제대책을 발표하고, 이를 위한 추경을 편성한다. 이 대책은 단기적인 경기 부양은 물론, 장기적인 경제 회복·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수립되며 연말 일본 정부의 다음 회계연도 예산안 편성의 기초가 되기도 한다. 다만, 연말 외에도 긴급한 경제 상황이나 자연재해 등이 발생하면 수시로 이에 대응하는 경제대책을 발표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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