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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유국인데 발전기 돌려서 써요"…오일머니 못 뿌리는 '이 나라' 대체 왜?

정유시설과 자체 생산 부족

기업과 정치인들의 독점과 불법거래

연합뉴스




나이지리아는 세계에서 가장 풍부한 석유 매장량을 보유한 국가 중 하나로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으로 꼽힌다. 그러나 국내 유류 가격 상승으로 인해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각) 영국 BBC 방송은 이러한 역설적 상황의 주요 원인으로 석유 산업의 주도권을 둘러싼 내부 갈등과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나이지리아는 1956년 처음 유전을 발견 후 석유사업을 시작했지만 일반 국민들에게 경제적 혜택을 주지 못하고 있다. 원유를 석유화학 제품으로 가공하는 과정에 정부와 독점 기업 사이의 불법 거래가 횡행하기 때문이다.

특히 나이지리아는 원유 생산국이지만 자체 정유 시설이 부족해 대부분의 연료를 해외에서 수입해 사용해야하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원유를 수출한 뒤 이를 다시 정제된 연료로 수업하는 구조로 인해 국내 유류 가격이 외환 시장과 국제 유가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을 독점하며 돈을 버는 이들은 극소수의 기업과 정치인들이다. 이런 이권 그룹이 형성한 '석유 마피아'는 나이지리아에 국내 다운스트림 시설을 지으려는 노력도 집요하게 방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BBC는 "나이지리아 국민들은 지난 수년간 엄청난 규모의 사기를 당해 온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결국 경제 비용과 물류비가 추가되면서 나이지리아는 산유국임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체감하는 기름값은 높을 수 밖에 없다.

국민들의 항의를 두려워한 현지 정부는 2022년 기준 무려 100억달러(약 14조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불해 연료 가격을 강제로 낮추고 있는데, 이런 무리한 보조금 정책이 정부 재정으로 이어졌다.

이에 지난해 볼라 티누부 나이지리아 신임 대통령은 "보조금 정책은 지속 불가능하다"며 연료 보조금 일부를 삭감했다.

이후 나이지리아의 휘발유 가격은 3배 폭등했으며, 달러 대비 환율은 4배 가까이 추락했다. 결국 연료비를 감당할 수 없게 된 일반 시민들은 전기 공급을 위해 발전기를 따로 구매해 가동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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