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일부터 8일까지 말레이시아의 랑카위에서 주요 핵심 광물 부국들과 한중일을 포함한 자원 수요 선진국들의 광물 자원 담당 기관들이 회원국으로 가입된 정부 간 국제기구 총회가 열린다. 아시아지질자원위원회(CCOP)로 불리는 이 기구는 1966년 5월 27일 필리핀의 케손시에서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과 필리핀·대만의 4개국 대표가 참석해 정식으로 유엔 산하기구로 발족했다. 1987년부터 정부 간 국제기구로 재편된 뒤 유엔으로부터 독립해 올해로 60차 연차총회가 열리게 된 것이다.
미국의 경우 석유·가스 등 에너지 자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기관이 에너지부 산하 에너지정보청(EIA)이라면 핵심 광물 등 광물자원에 대한 정보를 담당하는 기관은 미국지질연구소(USGS)다. 많은 선진국이 비슷한 이름의 지질연구소를 가동하고 있다. 영국의 BGS와 독일의 DGS 등도 이에 해당한다. 우리나라는 국책연구소인 지질자원연구원이 이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필자가 소속된 한양대는 유일한 대학교 협력기관 자격으로 3년 전부터 참석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 정부 예산으로 각국 정부의 에너지 광물 분야 공무원들을 한국으로 2~3년간 초청해 석박사 학위를 수여하고 있다. 몽골과 베트남·미얀마·라오스·캄보디아 등의 공무원들이 한양대에 상주하면서 탄소 중립 대응을 위한 에너지기술정책에 대한 석박사 과정 강의들을 듣고 학위논문을 작성하고 있다.
올해 연차총회에도 각국 대표단 수백 명이 참석했다. 지난해부터 중국과 일본의 대표단 규모가 부쩍 늘어났다. 지난 6년 동안 재임했던 한국인 사무총장 임기가 내년 초 끝나고 신임 사무총장 선거가 곧 있기 때문에 중국과 일본이 자국 사무총장을 선출되도록 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국제자원 개발은 자원 부국과 선진 수요국 간의 상호협력이 필수적이다. 아시아 자원 부국들은 핵심 광물과 그린수소 등 첨단 자원 개발을 통해 경제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들은 이들 국가와 자본·기술·지식공유를 통해 국제개발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열어야 한다. 21세기 석유라 불리는 핵심 광물과 그린수소 개발 경쟁에서 우리나라가 변방국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우리 기업들이 해외자원개발에 적극 진출해야 한다. 비용 측면에서 우리나라에서 개발하는 것보다는 해외에서 개발해 우리나라로 도입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이 같은 측면에서 대학 차원의 자원 부국들의 공무원 역량 강화는 자원 생산국과 소비국 협력의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