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모·친형 태운 차량 바다로… 혼자 살아남은 40대 男, 법원 판결은

치매 걸린 어머니 돌보다 생활고 비관해 범행

"인륜 저버리는 중대범죄 저질러" 징역 6년

선착장 바다에 추락한 차량 구조 작업 모습. 사진 제공 = 목포해경

치매 걸린 어머니를 15년 동안 돌보면서 생활고에 시달리던 40대 남성이 어머니와 친형을 바다에 빠트려 살해한 혐의로 중형을 선고 받았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목포지원 형사1부(이지혜 부장판사)는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김모(49)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김씨는 지난 6월 9일 전남 무안군 현경면의 한 선착장에서 70대 어머니, 50대 친형과 함께 탄 차량을 고의로 바다로 돌진시켜 2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동승한 두 사람은 모두 사망했지만 김씨는 사고를 목격한 주민이 차 유리창을 깨고 구조하면서 혼자 생명을 건졌다.

미혼인 김씨는 15년 가량 병간호하던 어머니의 치매 증상이 심해지고, 몇해 전 직장을 잃어 경제적으로 어려움까지 겪게 되자 신변을 비관해 사망한 형과 함께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오랜 기간 어머니를 돌보는 것이 큰 부담이 됐더라도, 생명을 함부로 박탈할 이유가 될 수는 없다"며 "인륜을 저버리는 중대범죄를 저질렀지만, 다른 가족들이 선처를 탄원하고, 자신도 평생을 후회와 자책하며 살아갈 것으로 고려해 양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