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인사청탁 등 혐의로 경찰의 고강도 수사를 받고 있는 한국체육산업개발(한체산) 하 모 노조위원장이 금품 수수 외에도 외부 업자 등으로부터 골프장·유흥업소 접대 등 수 차례 향응을 제공받아 온 정황이 추가로 확인됐다.
24일 서울경제신문이 확보한 하 위원장의 뇌물 수수 내역에 따르면 하 위원장은 2014년~2020년 총 14차례에 걸쳐 현금, 물품, 향응 등을 공연관람상품 판매업자로부터 수수하거나 제공을 약속받았다. 실제 전달된 금품 및 향응 제공의 규모는 2124만 원이었으며 올림픽공원 시설물 관련 사업 수주를 제안하고 3000만 원 전달을 약속받기도 했다. 해당 사업은 실제 계획서까지 만들어졌지만 한체산 측에서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금전이 오간 내역이 불분명한 일부 수수 건을 더하면 총 수수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한체산은 국민체육진흥공단 산하 조직으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의 올림픽 체조경기장 등 대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콘서트 등 공연이 열릴 때는 응원도구, 먹거리와 같은 공연관람상품 판매를 한체산 사우회를 통해 외부 업체에 위탁하고 있다.
하 위원장은 관련 사무를 관장하는 총무팀에서 근무하던 2017년 이전부터 노조위원장 임기 중인 2020년까지 공연관람상품 판매업자에게 금품 등을 제공받아 왔다. 하 위원장이 판매업자에게서 금품을 받은 장소와 방식은 다양했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에서 직접 서류 뭉치와 함께 현금을 수수하거나 계좌를 통해 돈을 입금받는 방식 등이다.
2016년 6월과 7월에 있었던 골프장 접대와 이후 곧바로 이어진 유흥업소 이용 금액도 모두 해당 업자와 모 공연기획사 관계자가 대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도 지난달 26일 하 위원장에 대한 압수수색 당시 성매매 관련 혐의를 추가하고 증거 확보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판매업자 A 씨는 서울경제신문과 통화에서 뇌물 수수 혐의와 관련해 ‘정상적 금전거래'라는 하 위원장의 주장에 대해 “금전을 요구해서 돈을 주고는 돌려받은 적이 없다”며 “계좌이체, 현금 전달, 골프 거리측정기 제공, 유흥업소·성접대 등 증거를 가지고 있는 사안만 5000만 원이 넘는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