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아파트의 용적률이 높아 리모델링을 추진해 온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북측 아파트 단지에서 정비 방식 전환을 놓고 주민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재건축 추진파’가 유명 재건축 조합장 출신 인사를 초빙해 재건축 설명회를 개최하겠다고 예고하자, 리모델링 조합이 재건축 추진 시 일반 분양이 불가하고 조합원 주택 크기가 줄어든다는 분석 내용을 공개하며 ‘맞불’을 놓았기 때문이다.
이촌한가람아파트 리모델링주택조합은 16일 용산구 이촌동 조합 사무실에서 기자 설명회를 열고 재건축 사업성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차주환 이촌한가람아파트 리모델링주택조합장은 “최근 서울시가 ‘2030 도시·주거환경 정비기본계획’을 고시한 후 우리 아파트의 재건축이 가능하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며 “이는 원칙적인 얘기일 뿐 실제로는 리모델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차 조합장이 언급한 서울시의 기본계획은 재건축 전 용적률, 이른바 ‘현황 용적률’이 높은 아파트가 재건축을 추진할 때 현황 용적률 인정, 용도지역 상향 등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기준이 확정된 후 이촌한가람아파트와 인근의 이촌우성, 한강대우아파트 일부 주민들은 지난달 ‘이촌1동 재건축추진협의회(재추협)’를 결성했다. 이들은 26일 동부이촌동 아파트의 리모델링과 재건축 사업성을 비교 분석하는 설명회를 개최하겠다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정비 업계의 유명 인사로 꼽히는 한형기 전 아크로리버파크 조합장이 연사로 나설 예정이어서 화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이날 조합은 이촌한가람이 시의 방안대로 재건축을 추진할 때 조합원의 주택형이 19.8~23.1㎡(6~7평) 가량 축소된다고 지적했다. 이촌한가람은 현황 용적률이 358%로 3종일반주거지역의 법적 상한 용적률(300%)을 초과해 재건축을 하려면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을 해야 한다. 종상향을 하더라도 시 지침상 최대 용적률은 현황 용적률의 1.25배인 447.8%로 제한된다.
여기서 △종상향 공공기여 △한강 변 공공시설 제공 의무 사항과 최대 용적률 확보를 위한 임대주택 건설까지 하고 나면 조합원 및 일반 분양 가능 연면적은 17만 8565㎡가 된다. 현재 조합원 소유 연면적인 21만 9072㎡보다 작다. 차 조합장은 “서울시의 기본계획을 우리 단지에 적용해봤지만 재건축엔 큰 도움이 안 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조합원들이 명확한 분석에 따라 사업 진행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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