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국내 여자골프 무대는 ‘장타자들의 세상’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특히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반기가 시작되면서 장타자들이 우승을 싹쓸이하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윤이나가 우승의 물꼬를 틀더니 더헤븐 마스터즈 배소현, 한화클래식 박지영, KG레이디스 오픈 다시 배소현, 그리고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는 유현조가 정상에 올랐다. 모두 현재 드라이브 거리 부문 10위 이내에 올라 있는 장타자들이다.
이번 주 드라이브 거리는 방신실이 1위(256.24야드)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윤이나 2위(254.72야드), 배소현 5위(252.86야드), 박지영 8위(251.23야드), 유현조 9위(250.61야드) 순이다.
이들의 최근 성적 또한 대단하다. 윤이나는 최근 8개 대회에서 우승 한 번을 포함해 5위 이내에 6번이나 올랐고 배소현은 최근 4개 대회에서 ‘우승-14위-우승-4위’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박지영 역시 최근 5개 대회 연속 톱10 행진 중이고 유현조는 최근 4개 대회에서 우승을 포함해 3차례 10위 이내에 들었다.
올해 전체적으로 보면 ‘장타 톱10’ 선수들이 22개 대회 중 절반인 11승을 챙겼다.
올해 하반기 장타자들의 기운이 하늘을 찌르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 특히 예년과 달리 러프 세팅이 좀 완화되면서 장타자들의 기세가 더욱 세졌다고 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한화클래식의 경우 ‘지옥의 러프’로 무장했던 2022년 대회에서는 그해 장타 순위 91위였던 홍지원이 우승했지만 러프를 줄이기 시작한 작년부터는 장타자들의 우승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는 장타 순위 9위 김수지가 정상에 올랐고 올해는 박지영이 장타자 우승을 이었다.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역시 러프 난도를 줄이자 작년 박지영에 이어 올해 신인 유현조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번 주 KLPGA 투어는 13일부터 사흘간 인천 영종도 클럽72 하늘코스에서 열리는 OK저축은행 읏맨 오픈으로 이어진다. 장타 톱10 선수들이 과연 우승 행진을 이어갈지 관심사다. 특히 장타 1위에 오르고도 아직 우승이 없는 방신실의 ‘반전의 샷’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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