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유해란)는 대단한 선수다. 어제 10언더파를 쳤는데, 과연 이 코스에서 가능할까? 생각했다. 난 단지 그를 따라하고 싶었다.”
고진영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설대회인 FM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단독선두에 나선 뒤 밝힌 소감이다.
하루만에 선두가 바뀌었다. 둘 다 한국 선수다. 2라운드에서는 유해란이 6타차 단독선두를 달렸는데, 3라운드에서는 고진영이 2타차 단독선두에 나섰다. 한국 선수끼리 극명하게 희비가 갈린 것이다.
2라운드는 고진영의 표현대로 유해란이 믿기지 않는 스코어를 냈다. 보기 없이 버디만 10개를 잡고 10언더파 62타를 쳤다. 2위 그룹을 6타차로 따돌리는 압도적인 선두였다.
하지만 1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노턴의 보스턴 TPC(파72)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 결과 선두는 고진영으로 바뀌었다.
전날 유해란에게 7타나 뒤처졌던 고진영이 버디 6개, 보기 1개로 5언더파 67타를 치면서 2타차 단독 선두(11언더파 205타)로 치고 오른 것이다. 2위는 9언더파 207타의 로런 코글린(미국)이다.
유해란은 전날보다 무려 16타가 많은 6오버파 78타를 치면서 공동 6위(7언더파 209타)로 내려 앉았다. 2라운드가 유해란에게 ‘놀라운 날’이었다면 3라운드는 ‘끔찍한 날’이었다. 버디 3개를 잡았지만 보기 5개와 더블보기 2개를 범하며 6타를 잃었다. 하루만에 16타를 더 친 꼴이다.
시작부터 끔찍했다. 1번 홀과 4번 홀(이상 파4)에서 더블보기가 나왔다. 6번 홀(파4)에서도 보기를 범한 유해란은 6개 홀만에 5타를 잃고 흔들렸다. 7번과 9번 그리고 10번 홀에서 버디를 잡으면서 3타를 만회했지만 끔찍한 시간은 더 남아 있었다. 12번과 13번홀 그리고 17번과 18번 홀에서 연속으로 보기를 범하면서 순위가 계속 밀렸다.
반면 고진영은 1,2번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순위를 끌어 올리기 시작하더니 6번과 9번 홀에서도 버디를 더했다. 15번 홀에서 이날 유일한 보기가 나왔으나 17번(파4)과 18번 홀(파5)을 버디로 마무리하면서 2타차 단독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17번 홀 버디가 화제가 됐다. 티샷이 디보트 자국에 들어갔지만 두 번째 샷을 핀 6m에 붙여 버디를 잡았다. 작년 5월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에서 통산 15승을 거둔 고진영의 눈앞에 16번째 우승이 어른거리고 있다.
카를로타 시간다, 지노 티띠꾼, 앨리슨 코푸즈가 8언더파 208타로 공동 3위에 올라 있다. 박희영이 공동 10위(5언더파 211타), 이소미가 공동 13위(4언더파 212타), 양희영이 공동 26위(2언더파 214타)에서 최종일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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